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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 '그냥 사랑하는 사이' 이기우의 상처가 어둡고 거친 면모를 드러내며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출근도 못한 주원이 걱정된 문수는 죽을 사들고 집을 찾았다. 고급스러운 오피스텔이었지만 집 안에는 냉기가 가득했다. 휑한 집 안에는 가구라곤 아무것도 없었고 암막 커튼으로 창을 가려 빛도 들지 않았다. 퀭한 얼굴로 문수를 맞이한 주원은 수면제 약기운에 취해 말끔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냉장고 안의 반찬은 상해가고 있었고 종류를 알 수 없는 약병들이 가득했다. 기력을 차린 주원이 거실로 나왔을 때 문수가 정리해둔 깨끗한 냉장고와 죽이 보였다. 문수가 떠난 후 거실로 나온 주원은 문수가 열어둔 암막 커튼 사이로 아름답게 펼쳐진 전망을 발견했다. 창밖을 한참 바라보던 주원은 다시 힘을 얻어 현장으로 돌아왔다.
다정하고 사려 깊었던 주원의 아픔이 생생하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었다. 주원 역시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한 피해자였다. 사고 책임을 뒤집어쓰고 죽은 아버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 사람이 소화하기 힘든 정도의 빼곡한 스케줄로 자신을 혹사시켰다. 건축가이면서도 집안에 사람의 온기와 빛조차 허락하지 않는 주원은 외로움을 자처했다. 타인을 믿지 못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주원의 불안은 불면증으로 드러났다. 주원을 보자마자 "허우대만 멀쩡했지 네 놈도 상태가 안 좋아"라고 한 눈에 알아본 할멈(나문희 분)의 표현대로 타인에게 너그러웠던 겉모습 안에 숨겨놓은 주원의 상처는 더 아프게 다가왔다.
한편, 강두와 문수는 점점 더 가까워지며 풋풋한 설렘을 자아냈지만 트라우마도 더욱 깊어지며 긴장감을 더했다. '그냥 사랑하는 사이' 8회는 오늘(2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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