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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흑기사' 신세경, '지붕킥 청순글래머' 넘는 인생캐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12-22 09:5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신세경이 드디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KBS2 수목극 '흑기사'를 통해서다. '흑기사'는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위험한 운명을 받아들이는 순정파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신세경은 극중 정해라 역을 맡았다. 정해라는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부모를 여의고 집안이 망하면서 인생이 180도 달라지는 인물. 그러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캐릭터다. 신세경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거나 타인에게 의지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나가는 사이다 캐릭터로 초반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전생의 인연이 공개되면서부터는 김래원과의 애절한 로맨스로 시청자를 사로잡기도 했다. 특히 지난 21일 방송분은 신세경의 내공이 제대로 드러난 회차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명소(김래원)와 분이(신세경)의 비극적인 전생이 그려졌다. 명소는 당쟁의 희생물이 되어 유배됐다. 명소를 지킬 힘도 용기도 없었던 서린(서지혜)은 분이와 옷을 바꿔 입고 신분을 감췄다. 이 때문에 분이는 서린 대신 고문을 당했지만, 끝까지 명소를 지키는 기개를 발휘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목소리를 잃게 됐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한 분이는 명소의 유배지로 도망쳤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행복한 한때를 보냈지만, 서린이 나타나며 단꿈도 깨졌다. 서린은 명소와 분이의 집에 불을 질렀고, 분이는 마지막 순간 "영원히 구천을 떠도는 귀신이 되어라"는 저주를 내렸다. 이후 서린은 죽지도 늙지도 못한채 200년 이란 세월을 살아오게 됐다.

다시 현세로 돌아와 백희(장미희)는 전생에서 대를 잇지 못한다는 이유로 소박맞은 한에 두 번째 부인이 낳은 아이 분이와 거지의 딸 서린을 바꿔치기 했고 그 죄로 불사의 삶을 살게 됐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즉 명서의 옆자리는 원래부터 서린이 아닌 분이의 것이었다는 것. 그러나 샤론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정해라를 좋아한다는 문수호(김래원)의 말도 납득하지 못하고 분노했다. 그리고 정해라의 팔찌를 받아 정해라로 변신했다.


몸을 바꾼다는 설정 또한 흔히 보지 못했던 소재라 신선하게 다가왔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신세경의 연기였다. 신세경은 샤론이 정해라로 변하는 순간 눈빛부터 완전히 바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음을 나타냈다. '신세경의 얼굴에서 서지혜가 보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런가 하면 사극 연기에서는 역시나 강한 면모를 보였다. 거지 꼴을 하고도 빛나는 청순 미모는 말할 것도 없었고 목소리를 잃고 쇳소리를 내는 연기, 마지막 순간 서린에게 저주를 내릴 때의 한 맺힌 연기 등 강력한 내면 연기로 극을 압도했다.

신세경은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청순 글래머'라는 애칭을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미지는 무거웠다. 신세경에게는 꾸준히 조용하고 침착하며 어두운 분위기의 배역이 들어왔고, 조금 다른 연기를 시도할 때면 평이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세경의 연기는 항상 호불호가 갈려왔다. 하지만 이번 '흑기사'에서는 잡초 같은 생명력과 당찬 사이다 매력을 가진 정해라부터 비극적인 운명의 주인공 분이, 그리고 표독스러운 샤론이 정해라로 변신한 모습까지 1인 3역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주며 신세경이라는 배우가 얼마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지를 입증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신세경이 드디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며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멜로장인' 김래원에 이어 신세경의 매력까지 터지며 '흑기사'는 또 한번 상승세를 보였다. 21일 방송된 '흑기사'는 11.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 방송분(10.4%)보다 0.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이판사판'은 5.8%, 7.1%, MBC '로봇이 아니야'는 2.6%, 3.2%의 시청률에 그쳤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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