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한번 고정된 이미지가 몇 십 년까지 이어지는 연예계에서 악플을 달고 다니는 소위 '비호감 연예인'이 돼 버린 스타가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이태임이 해냈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비행소녀'에 출연해 현재 거주 중인 12평짜리 원룸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방문 없는 일체형 구조인 원룸에는 옷장도, 옷도 몇 벌 없이 단촐 했다. 그리고 침실에는 가족사진과 연극 대본이 전부였다.
이태임은 "일을 하지 않은 기간이 2년 정도 있었다. 그 당시에 은행에 빚을 지고 집을 마련했는데 그걸 갚을 능력이 안 된 거다. 갑자기 안 좋은 일이 생기면서 집을 팔고 아버지 집으로 가게 됐다. 아버지 집이 평택인데 저는 또 일을 해야 되지 않냐. 거리가 너무 멀어서 작은 집을 얻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들었는데 그것보다도 자책을 많이 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럴 상황이 아니었는데 내가 왜 굳이 그랬을까.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자숙 이후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해야 할까? 함부로 막 나가서 놀거나 그런 것을 못하겠더라. 집에 있는 게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날 이태임이 언급한 '자숙의 시간'은 지난 2015년 3월 욕설 논란으로 인해서였다. 당시 이태임은 MBC '띠 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중 함께 출연한 예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소란을 피워 중도 하차했고 이어 출연중인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도 하차했다. 이어 온라인 상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더욱 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 논란 이전 영화 '황제를 위하여' 속 파격 노출로 인해 노출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이태임은 욕설 논란까지 더해져 한순간에 '비호감 스타'로 전락했고 네티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당시 방송가 초유의 '여배우의 욕설 논란'으로 인해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은 이태임의 복귀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이태임은 자숙의 시간을 가진지 3개월 만에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진행된 '광복 70주년 행사 태극기 달기 운동 캠페인'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이태임은 SBS '한바의 TV연예'를 통해 "일단은 많이 부끄럽고, 그 친구(예원)에게 미안한 마음도 많이 생겼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후회가 많이 된다"고 솔직한 입장을 전했다.
이후 이태임은 진심을 담은 사과와 자기 반성으로 자신이 만든 물의와 논란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는 그해 11월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욕설 논란 상황을 재현하며 셀프디스 했고, 당시 사건을 언급한 신동엽에 질문에 "정말 100% 내 잘못이다.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 언니였고, 지금도 피해를 입고 있을 예원 씨에게 이 자리를 빌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후 이태임은 tvN '택시', JTBC '아는 형님'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MBN '비행소녀'까지 출연하는 예능에서 계속해서 언급되고 따라붙는 당시 욕설 논란에 대해 피하려 하지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항상 자기에게 반복되는 질문에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노출배우 이미지로 인해 겪었건 고충과 루머 등 그동안 숨겨왔던 이야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악플 때문에 고통 받았던 시간까지 솔직히 털어놓으며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이태임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주는 '토크'로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던 건 아니다. 이태임이 대중의 사랑과 응원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그가 JTBC '품위 있는 그녀'에서 보여줬던 연기 때문이었다. '비호감' 이미지를 깨끗이 벗지 못한 상태에서 이태임은 더욱더 확고한 비호감 이미지로 굳혀질 수 있는 불륜 상대 윤성희 역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태임은 기존에 불륜 여성의 고정적인 이미지가 아닌 분노, 슬픔, 배신감 등 여러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고 온몸을 내던지는 육탄 몸싸움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배우 이태임'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드라마 종영 이후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주연배우인 김희선과 김선아 역시 연기를 향한 이태임의 열정과 연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극 '리어왕'으로 데뷔 이후 첫 연극에 도전, 배우로서 성장을 위해 더욱 나아가고 있다.
과거 자신이 저지른 잘못과 논란을 피하지 않고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며, 배우로서 뜨거운 연기 열정과 노력으로 자신을 향했던 대중의 비난을 응원으로 바꾼 이태임. 힘든 시간을 견뎌 마침내 진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태임의 앞날과 행보에 더욱 기대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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