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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언더독의 반란'이었다. 이번 '쇼미더머니6'는 쟁쟁한 라인업을 자랑 하는 '역대급' 시즌이었기에, 이들의 활약은 반드시 필요했다. 비교적 인지도가 낮고,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던 이들이 선사하는 센세이션은 묘한 쾌감을 일으키며 보는 맛을 제대로 더하기 때문. '인맥힙합' 논란을 깬 것도, 뻔히 예상되는 그림을 화끈하게 뒤집는 반전을 선사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었다.
느닷없이 등장한 신예로 평가되고 있지만, 실력과 매력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실 블랙나인은 언더그라운드에서부터 차근차근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면서 경험을 쌓아온 래퍼. 심지어 앞서 '쇼미4'와 '쇼미5'에서는 1차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한 끝에 가치를 인정 받았고, 방송이 끝난 이후에는 타이거 JK가 수장으로 있는 필굿뮤직과 전속 계약을 맺고, 19일 데뷔곡 '거울'을 발매,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모로 기대가 높다. 세미파이널을 앞두고 경쟁했던 우원재와 호흡을 맞췄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 포인트. 두 사람은 같은 아픔을 겪었고, 이를 음악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는 것과 깊이 있는 가사로 깊은 맛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어 흥미로운 '케미스트리'가 만들어진 바다.
*[인터뷰①]에 이어
-랩은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 23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거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별명은 '래퍼'였어요. 친구들이 그렇게 불렀죠. 워낙 랩을 많이 하고 다녔어요. 당시에는 드렁큰타이거와 MC스나이퍼의 음악을 듣고 따라했었고,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아요. 드렁큰타이거 앨범에 완전히 꽂혀있었어요. 친구들끼리 노래방가서 부르고..하하.."
- 23살 때 어떤 계기가 있었던 건가요?
"21살 때 공황장애 우울증 그런 것이 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삼일에 한 번씩 응급실에 실려갔었어요. 그 당시에는 왜 아픈지 몰랐어요. 그게 공황장애인지도 몰랐죠. 6개월 정도 그렇게 하다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음악을 많이 들었고..(래퍼들이)내 상황이랑 대비되는 삶을 살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너무 멋있어 보였던 거 같아요. 그래서 (살기 위해) 이 길로 나섰죠. 아픔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삶이 송두리째 바뀐 거죠."
- 그 전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
"운동을 워낙 좋아했었고, 엄청 열심히 했었어요. 한체대(한국체육대학교)에 입시 체육으로 들어갔고, 아프기 전까지 운동만 했던 거 같아요. 지금은 학점을 다 채워놓고 졸업을 못한 상태죠. 정말 갑자기 아팠어요. 21살..날짜도 기억해요 4월 17일. 이후로 한달 동안 아픈 것이 반복되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온몸이 굳고 점점 심장까지 굳어오는 기분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회복됐는데, 사실 이게 만성이라서 완치는 어려운 거 같아요."
- 집에서 음악 하는 것에 대한 반대는 없었나요?
" 집에서는 오히려 음악 하면서 서포트를 엄청 많이 해주셨어요. 상황이 상황인지라 일단 밖으로 내보내고 사람답게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셨나봐요. 저의 앞날보다 당장의 건강이 중요하다 생각하셨고. (음악으로 아픔을 극복하고 있는) 상활을 아시니까 서포트를 해주셨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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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에 관련된 다큐 같은 거, 유튜브나 페이스북으로 정보를 많이 찾았어요. 그리고 래퍼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아마추어 언더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봤죠. 믹스테이프을 만들고 작업을 하고 그 걸 들고 어디든 다 간 거 같아요. 랩 하는 사람 있으면 메일이나 페이스북 메시지로 제 음악들을 보내고..또 래퍼들끼리 돈을 모아서 조그마한 공연장 빌리고 사람들 초대해서 공연도 하고..그렇게 계속 했었죠. 할 수 있는 공연은 다 했던 거 같아요. 혹가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공연도 규모도 커지고 그런 찰나에 쇼미에 나가게 된 거예요."
"요즘에는 저에게 메시지나 메일로 믹스테잎을 보내고 조언을 구하는 친구들도 많아졌어요.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간절함을 알기 때문에 무조건 피드백을 주고 있습니다."
- 신곡 작업 우원재와 호흡한 이유가 있나요?
"'쇼미'에서 같은 팀이기도 했고..원재랑 이야기 하다 보니까 공감되는 게 너무 많아서 제 속 얘기를 했는데 비슷한 경험을 했더라고요. 21살 때부터 아팠고 증상도 비슷해서 서로 위로를 하고 의지를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담아보고 싶었는데, 원재랑 공감 했던 부분이 많아서 같이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런 느낌의 비트가 있는데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 했고, 서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거울'은 그렇게 탄생한 곡이에요. 당시에는 '쇼미'에 집중해야 하니까. 틀만 잡아놓고 끝나고 작업을 했어요. 가사하고 레코딩 하는 거는 얼마 안 걸렸는데, 저한테 너무 의미 있는 곡이고 데뷔 싱글이기도 하고...처음으로 숨겼던 아픔과 그런 것들에 대해 진실되게 이야기하는 거라서 욕심이 엄청 났어요. 그래서 후반 작업이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 우원재, 결승까지 갈 줄 알았나.
"분위기라는 게 큰 거 같은데 원재는 그런 면에서 독보적이었던 거 같아요. 갈 줄 알았어요. 2차 때 미션 때 래퍼들이 다 같이 모여서 스크린으로 원재의 무대를 보는데 다들 '와우, 저게 뭐야' 했던 거 같아요. 집에 가면서도 생각나는 사람이 걔 밖에 없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여러 스타일을 소화하는 모습도 보여줬고, 사적으로도 보면 사람들이 홀리는 매력이 있는 친구에요."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joonam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