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최근 은근한 입소문을 타고 흥행 중인 영화 '시인의 사랑'에서 시인 현택기를 연기한 배우 양익준이 여성중앙 10월호 화보 인터뷰를 장식했다.
그는 마흔살의 '정자 감소증'을 가진 남편이자, 시가 쓰여지지 않는 시인을 연기하며 어느새 시인을 닮아 있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이에요. 사람이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잖아요. 단지 시인이 아내 이외의 타자를 사랑하게 됐다고, 그게 동성의 사랑이라고 단정적으로 보시지 말고 좀더 꼼꼼하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인이라는 존재는 창작자잖아요. 상상을 하는 사람이고요. 감정을 다루는데, 그게 잘 읽히는 소설 같이 직설적인 이야기로 표현하는 게 아니고, 자기가 머금은 정서나 감정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전해지도록 글로 쓰는 사람이니까요. 시를 보면 머리로 바로 이해가 안 되잖아요. 시집이 얇고 글자수가 얼마 안 되지만, 시 하나에 소설 30페이지 이상을 차지하는 정서들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그런 시인을 표현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래서 좀 더 생활적으로 표현하려고 했죠."
양익준 배우는 '똥파리'(2008)의 갱, 감독, 주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이자 감독이다. 그는 갱을 쓸 때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과거, 시나리오에도 없는 태어나기 전부터의 역사를 혼자 상상해서 쓰는 배우다.
"대본 분석보다는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죠. 어느 한 인물이 지금 놓여진 상황은 지금까지의 과거를 거쳐서 태어난 거잖아요. 인물의 역사를 상상하지 않고 상황만 연기하면 1차원적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매번 너무 고통스러운 작업이지만, 이제는 그렇게 안 하면 불안해서 안 돼요."
그는 10월 말 개봉할 일본영화 '아, 황야'와 12월 방영 예정인 드라마 '나쁜 녀석들', 또 단편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다. 여전히 "영화 찍을 때가 사실 가장 재미있다"고 말하는 남자. 양익준의 진솔한 이야기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여성중앙 10월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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