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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첫 출시된 '엑스컴' 시리즈는 갑작스레 지구에 들이닥친 정체모를 외계인과 인류가 처절한 전쟁을 벌이는 과정을 묘사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외계인이 펼치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류가 'XCOM(eXtraterrestrial COMbat unit, 외계인 전투 부대)'을 설립하고 반격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 때문에 '엑스컴'은 초반에는 아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숨어 있는 적을 탐색하고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플레이를 이어나가다가 중반 이후부터는 발견한 적에게서 정보를 얻어 무기를 연구하고 마지막으로 외계인을 모두 처치하는 과정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외계인에게 정보를 얻는 과정은 흔히 '외계인을 고문'하는 방법으로 불리며 '엑스컴' 시리즈 정체성으로 자리 잡게 됐다.
'엑스컴' 시리즈는 2012년 '문명' 시리즈를 개발한 파이락시스에서 원작 설정은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게임성을 바꾸는 리부트를 정식으로 진행했다. 이렇게 출시된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은 해외 평점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89점을 받으며 성공적인 리부트를 달성했다. 2013년에는 확장팩 '엑스컴: 에너미 위드인'이 메타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86점을 받으며 성과를 이어나갔다.
리부트된 '엑스컴'은 언리얼 엔진 3로 구현된 깔끔한 그래픽을 선보였다. 여기에 이름, 얼굴 모양, 피부색, 머리 모양, 목소리 등 유저가 원하는 대로 대원 모습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과 새로운 적, 새로운 무기와 병과 개념이 도입되어 호평받았다. 또한, 확장팩에서는 인류가 외계인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인체를 개조하기도 하며 원작부터 이어온 암울한 전개를 유지해 나갔다.
이렇게 더욱 암울해진 세계관으로 시작된 '엑스컴 2'는 '꿈도 희망도 없는' 세계관을 유지하며 전작에서 호평받았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강화하고 유저가 입맛대로 게임을 조정할 수 있는 '모드 툴'을 제공했다. 또한, 전작에 비해 어려워진 난이도와 다양한 미션, 잘 짜인 스킬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표현된 무작위 전장으로 메타크리틱에서 100점 만점에 88점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유저를 괴롭히는 '감나빗'이 존재했다. '감나빗'은 대원들이 명중률 99%임에도 불구하고 단 1% 확률로 적을 맞추지 못하는 '빗나감'을 빗대어 유저들이 붙인 별명이다.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빗나감'이지만 중요한 상황일 때 발생하거나, 코앞에 적을 두고도 이상한 방향으로 총을 사격하는 등 '감나빗'은 '엑스컴' 시리즈가 가진 특징이다.
인류와 외계인 사이에 벌어진 전쟁을 주제로 진중한 줄거리와 '감나빗' 같은 특징을 살려온 '엑스컴' 시리즈는 지난 8월 29일 '엑스컴 2' 확장팩 '선택된 자의 전쟁'을 출시했다. '엑스컴 2'에서 지구를 점령한 외계인들을 몰아내야 했던 '엑스컴' 요원들은 이제 '선택된 자'라는 외계인 간부를 상대로 더욱 험난한 전투를 치러야 한다.
일반 외계인들보다 강력한 모습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선택된 자'들은 원거리 공격이 특징인 '헌터', 잠입 능력을 활용한 근접전이 특징인 '어쌔신', 초능력을 활용하는 '워록' 등으로 구별된다. 이에 대응하듯 '엑스컴' 요원으로는 연속 공격이 가능한 '스커미셔'와 광검을 휘두르며 근접전에 특화된 '템플러', 잠입 능력으로 적을 처치하는 '리퍼' 등이 추가됐다.
이 밖에도 좀비 아포칼립스에 나오는 좀비들과 비슷한 변종인 '로스트'와 정신 공격을 비롯해 화염 방사기, 소이 수류탄을 사용하고 대원들을 복제해 공격해오는 '어드벤트' 등 새로운 적들이 다수 등장한다.
방대한 분량을 가진 새로운 요소와 줄거리를 추가한 '선택된 자의 전쟁'은 8월 31일 기준 메타크리틱 점수 100점 만점에 88점을 받았고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는 유저 평가 '매우 긍정적'을 받아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과거 게임들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는 리메이크, 리마스터, 리부트 등이 출시되는 가운데 '엑스컴' 시리즈도 성공적인 리부트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번 확장팩에서도 인기 요소인 '빗나감'을 유지하고 방대한 규모로 새로운 병과와 적을 추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