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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설경구 "임시완·설현, 연기돌 전문 상대역? 선입견 없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8-30 10:5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설경구(50)가 '연기돌'로 완벽히 변신한 김설현(22)에 대해 "확신했다"고 말했다.

범죄 스릴러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원신연 감독, 그린피쉬 제작)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를 연기한 설경구. 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데뷔 25년 차,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체화한 설경구. 그가 다시 한번 소름 끼치는 변신으로 가을 스크린을 찾은 것. 독한 연기, 독한 반전으로 역대급 존재감을 드러낸 설경구는 이번에도 역시나 감탄을 자아내는 인생 연기를 펼쳤다. 전작 '소원'(13, 이준익 감독) 이후 작품인 '나의 독재자'(14, 이해준 감독) '서부전선'(15, 천성일 감독) '루시드 드림'(16, 김준성 감독),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까지 계속된 흥행 고전으로 아쉬움을 남겼는데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재기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흥행뿐만이 아니다. '살인자의 기억법' 속 설경구는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도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은퇴한 연쇄살인범 김병수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늙어가는 방법을 택한 것. 기억과 망상을 오가며 무너져가는 남자의 혼란을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분장 대신 10kg 이상을 감량하는 극한의 체중 조절을 감행했다. 촬영 전날 새벽마다 2시간씩 줄넘기를 하고, 탄수화물을 끊는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수분섭취까지 최소화하는 엄청난 자제력을 발휘, 쉽게 살이 빠지지 않는 손까지 노인의 손처럼 쭈글쭈글하게 만드는 독기를 보였다.

설경구는 이날 부녀(父女) 호흡을 맞춘 '연기돌' 김설현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김설현에 대해 '현이'라는 애칭을 붙일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 설경구는 "시사회가 끝나고 원신연 감독이 뒤풀이 자리에 늦게 합류했는데 곧바로 현이 호평을 전해주더라. 현이에 대한 기자들의 평이 좋다고 했고 특히 현이 얼굴이 새롭게 다가왔다는 평을 전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버럭 '현이를 그렇게 표현해!'라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현이가 내 소리에 많이 놀랐는데 정말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사실 언론 시사회 전에 현이가 굉장히 긴장하더라. 거의 막판까지 '영화를 한 번 더 보면 안되겠냐?'라고 해서 보여준 적도 있었다. 본인이 스스로 원해서 후시를 다시 하기도 했다. 욕심을 내더라. 그런 모습이 되게 좋았다. 배우로서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했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박유천, 임시완, 김설현까지 '연기돌'과 유독 호흡을 맞춰온 설경구. 그는 "처음부터 연기돌에 대한 선입견이 없었다. 원신연 감독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김설현을 봤다. 그때 김설현은 AOA 해외 투어를 마치고 막 돌아온 상태였다. 늦은시간이었고 노메이크업 상태로 첫 인사를 했다. 약간 피곤해 보이지만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딱 영화 속 은희였다. 전까지는 생각 속으로만 은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민낯의 얼굴을 보니 딱 은희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린 은퇴한 연쇄살인범이 새로운 살인범의 등장으로 잊혔던 살인습관이 되살아나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다. 설경구, 김남길, 김설현, 오달수 등이 가세했고 '용의자' '세븐 데이즈' '구타유발자들'의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7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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