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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한국 축구계의 거목 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통 큰 선행'이 화제다.
특히, 이번 독일 원정에서는 지난해 영재발굴단 55회에 '남해 호날두'로 출연했던 이은규 군이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축구에 매진하여 소속팀 남해초를 전국 대회 우승으로 이끈 은규 군의 모습과, 그런 은규 군을 아들로 거두어 살뜰하게 챙겨준 박진희 남해초 감독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이은규 군과 박진희 감독은 이번 독일 원정대에 나란히 선수와 감독으로 참여하며 다시 한번 힘을 모았다.
독일에 도착한 '팀 차붐'은 다름슈타트, 프랑크푸르트, 아우크스부르크 등 독일 분데스리가 전통의 명문 유소년 팀들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우리나라의 유소년 선수들은 독일 선수들의 우월한 신체조건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을 회복하며 아우크스부르크 U-14팀을 3:2로 제압했다.
하지만 독일 원정길에는 악재도 있었다. 바로 선수들이 발목과 허리 등에 부상을 입으며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차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주치의였던 룬즈하이머 씨를 찾았다. 차 감독의 부탁을 받은 룬즈하이머 씨는 부상을 입은 선수들을 성심껏 진료하며 부상 부위를 치료해주었다.
축구 꿈나무들을 위한 차범근 감독의 마지막 선행은 현역 분데스리가 선수인 구자철, 지동원 선수의 멘토링이었다. 존경하는 선배의 부탁을 받은 구자철, 지동원 선수는 흔쾌히 유소년 선수들과의 멘토링 시간을 내주었다. 두 선수는 유소년 선수들과 간단한 게임을 하고, 소속팀 아우쿠스부르크의 머플러를 선물해주었다. 또한 두 선수는 독일 적응기와 국제 무대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유소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독일 축구를 경험하고 차범근 감독 등 선배 축구 선수들의 발자취를 찾아가 본 13일간의 여정은, 14명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차범근 감독이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꿈을 꾸고 도전하라'는 메시지였다. 세계무대를 향한 꿈, 성실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 도전, 한 발 한 발 성장해가는 설렘 등 자신이 느꼈던 성장의 기쁨을 어린 후배들과 나누고 싶었던 노감독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꿈의 여정이었다.
독일 원정길을 마친 후, 선수들은 '자부심을 가지게 됐다', '유럽에서 유명한 선수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차범근 감독 또한 '우리 선수들이 훗날 한국 축구를 더 발전시키고, 축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많이 성원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차범근 감독은 선수로서 유럽 무대를 평정한 이후, 국내에 돌아와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축구상을 시상하며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 유소년 축구 저변 확대에 주력해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SBS 영재발굴단과 손잡고 유소년 선수들에게 유럽 무대 경험을 지원해주며, 자신이 왜 한국 축구계의 레전드인지를 축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그리고 한국 축구계의 거목으로서 활발하게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리는 그의 '레전드급' 선행에, 많은 축구팬들의 응원과 지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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