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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종석(28)이 "서른살을 멜로킹 아닌 파격 변신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역시 다양한 장르, 캐릭터로 관객을 사로잡은 이종석. 단편영화 '시대교감'(05, 홍상의 감독)을 시작으로 '귀'(10, 김조광수·여명준·조은경 감독) '코리아'(12, 문현성 감독) '알투비: 리턴투베이스'(12, 김동원 감독) '관상'(13, 한재림 감독) '노브레싱'(13, 조용선 감독) '피끓는 청춘'(14, 이연우 감독) 등을 선보인 그는 올여름 '브이아이피'를 통해 3년 만의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무엇보다 이종석은 '브이아이피'에서 북에서 넘어온 희대의 살인마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모두가 원하지만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VIP 김광일로 변신한 이종석은 모두를 비웃는 듯한 오만한 태도와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광기 어린 눈빛으로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이종석은 '브이아이피'를 선택할 당시 박훈정 감독을 직접 찾아가 출연을 부탁했다는 후문. 이와 관련해 "'브이아이피'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가 중국 드라마를 찍고 있었을 당시였다. 사실 그동안 공백기가 없을 정도로 작품을 계속 이어갔는데 중국 드라마를 찍을 때 1년 정도 공백이 생겼다. 막상 공백이 생기니까 한국 작품을 하고 싶어지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 내가 '브이아이피'를 선택했을 때 주변에서도 '진짜 괜찮겠냐?'라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선택인 것 같다. 변신에 대해 매 순간 목마름이 있었다. 20대 때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대해 '내가 좀 더 남자다워져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이 있었는데 막상 서른을 코앞에 두니 그게 아니더라. 그래서 변화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브이아이피'는 이런 고민과 내 상황을 절충할 수 있는 캐릭터라서 좋았다. 크게 남자다워 보이지 않아도 되니까 접근하기 편했고 그래서 연기하는데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개봉을 앞둔 이종석은 "작품을 결정하고 촬영할 때는 걱정이 전혀 없었다. 연기적으로 다른거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이 컸는데 막상 개봉 앞두고 있으니까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실제로 나는 영화를 보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내가 해왔던 것과 완전히 다른걸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해소가 된 것 같다. 누아르라는 장르를 항상 해보고 싶었지만 제약이 많지 않았나? 내가 가진 이미지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영화라 좋았던 것 같다. 크게 변하려고 하지 않았고 외적인 것을 무기로 썼던 것 같다"며 "다만 팬들이 많이 놀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어린 팬들은 충격을 받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배우니까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 해야하니까 다른 것들도 조금씩 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 지금은 이른감이 있지만 모험을 했다"고 웃었다.
'멜로킹'에서 섬뜩한 악인으로 완벽히 진화한 이종석. 그는 "이번 '브이아이피'를 통해 스스로의 만족도가 80점은 되는 것 같다. 스스로 내 작품을 보고 잘했다라는 생각이 없었다. 8년 정도 연기를 하면서 정말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잘 녹아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히 악역이 잘 맞는 옷은 아닌 것 같다. 선한 역할을 해오다보니 악역을 하면서도 착한 척을 하게 되더라. 본능적으로 순화를 시키는 지점이 있었다. 순화 할 때마다 박훈정 감독이 잡아줘서 좋았다. 악역이란게 신기하더라"고 답했다.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가세했고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