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의 왕비' 숨막히는 몰입도, 연기란 것이 폭발했다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7일의 왕비' 숨막히는 몰입도를 자랑했다. 배우들의 막강한 연기 덕분이다.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는 연기구멍이 없는 드라마로 통한다. 등장배우 모두가 제 몫의 200%를 해내며 극을 깊이 있게 만든다는 반응. 7월 20일 방송된 16회는 폭풍 스토리와 함께 이 같은 배우들의 열연이 유독 빛난 회차였다.

이날 방송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첫 번째 배우는 황찬성(서노 역)이다. 서노는 우렁각시의 수장이 자신이라며 자진해 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곳에서 폭군 이융(이동건 분)과 마주했다. 서노는 썩어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과거 자신을 구해줬던 이역(연우진 분)과 신채경(박민영 분)을 지키기 위해 이융에게 칼을 겨눴다. 그러나 수포로 돌아갔다. 서노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큰 결심 전 명혜(고보결 분)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건넬 때, 이융과 대적할 때, 죽음을 앞두고 무고한 사람들을 살려달라 외칠 때, 자신을 보는 역경과 벗들을 보며 애써 미소 지을 때, 죽음의 순간까지. 황찬성은 깊이 있고 안정적인 연기로 서노를 완벽히 담아냈다. 많은 시청자들이 서노의 죽음에 함께 눈물 흘릴 수 있었던 것도 황찬성의 열연 덕분이라는 반응이다.

언제나 성숙한 감정선으로 극을 이끄는 히로인 박민영의 열연도 빛났다. 이날 신채경은 붙잡힌 아버지 신수근(장현성 분)을 보고 오열했다. 자신으로 인해 아버지까지 죽음 위기에 처한 상황. 박민영은 뚝 떨어지는 눈물로 감정의 진폭을 크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백성들 죽음 소식에 망설이는 이역을 볼 때, 결국 도성으로 돌아와 서노의 죽음을 목격했을 때, 서노의 형 집행자가 아버지인 것을 발견했을 때에도 박민영은 흐트러짐 없이 감정을 고조시키며 몰입도를 높였다.

연우진의 섬세한 연기도 돋보였다. 16회 속 이역은 누구보다 굴곡진 감정변화를 겪어야 했다. 사랑하는 채경이 위험에 처했을 까 불안했던 감정, 아끼는 벗들을 두고 돌아서야 하는 미안함, 찰나의 행복, 다시 찾아온 죄책감과 망설임, 눈 앞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가 자신으로 인해 죽는 것을 목격했을 때의 충격과 슬픔, 형과 대치하며 느낀 분노까지. 연우진은 감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엔딩이 강렬하게 와 닿을 수 있었던 것도 연우진의 디테일과 강약조절 덕분이다.

이동건의 존재감도 어마무시했다. 헛소리를 하거나 환청에 시달리는 모습, 서노를 협박해 이역의 이름이 나오게 하려는 모습, 급기야 제 발로 찾아온 아우 이역을 본 후 자해까지 해가며 이역을 역적으로 몰아가는 모습까지. '7일의 왕비' 주요 인물 중 유일하게 첫 회부터 등장한 이동건은 자신만의 색깔로, 그간 없었던 연산군을 탄생시켰다 호평 받았다. 16회 속 이동건은 나른함과 광기를 넘나드는 눈빛, 표정, 말투로 이융의 괴물 같은 모습을 담아냈다.

이외에도 고보결, 장현성, 강신일(임사홍 역) 등. 다 언급할 수 없을 만큼 모든 배우들이 탁월한 열연을 펼치며 '7일의 왕비' 16회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서노의 죽음으로 감정적 각성을 하게 된 명혜의 눈물, 충신과 아버지 사이에서 힘겨웠을 신수근의 선택, 사악하고 간교한 간신 임사홍의 비릿한 미소까지. 한 장면도, 배우 한 명도 놓칠 수 없는 회차였다. 60분이 아까울 만큼.

서노의 죽음을 계기로 극은 더욱 휘몰아칠 예정이다.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7일의 왕비'. 단 4회만이 남은 가운데 스토리에 더욱 강력한 폭풍을 달게 해줄 배우들의 열연이, 날이 갈수록 더욱 막강해지는 배우들의 존재감이 '7일의 왕비'를 계속 기다리게 만든다. 한편 '7일의 왕비'는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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