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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남지현 "아역시절 완벽주의 압박감에 은퇴 고민"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18 11: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남지현은 대표적인 '잘 자란 아역'으로 꼽힌다.

남지현은 2004년 '사랑한다 말해줘'를 시작으로 '로비스트' '대왕세종'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아역 배우가 성인 연기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흔히 연기력 논란, 외모 논란 등 각종 슬럼프가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남지현은 오히려 성인 연기를 시작한 뒤 더욱 승승장구 했다. 그가 처음 성인 연기를 보여준 건 2014년 KBS2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강서울 역을 맡았을 때부터다. 당시 남지현은 박형식과의 아기자기한 커플 연기와 함께 씩씩한 캔디 소녀 연기로 호평 받았다. 이어진 MBC '쇼핑왕 루이'에서는 서인국과의 동화 로맨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보기만 해도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청정 커플의 등장에 '쇼핑왕 루이'는 당시 수목극 최약체로 분류됐음에도 시청률 역주행 신화를 기록할 수 있었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극 '수상한 파트너'에서도 지창욱과의 달콤한 연인 호흡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사실 그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쇼핑왕 루이' 때는 여자와 소녀 경계에 있는 풋풋한 첫사랑을, 이번 작품에서는 좀더 성숙한 나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다행히 그런 모습들을 작가님도 잘 써주시고 창욱 오빠와 감독님도 도와주셨고 시청자분들이 잘 받아들여 주셨다. 내가 노력해도 안 받아주시면 어려워지는데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더 예쁘게 봐주시고 잘 받아주신 것 같아서 감사했고 안심했다."


아역 배우 출신이기 때문에 성장 과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항상 많은 신경을 기울인다. 대중이 성인이 된 남지현의 모습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항상 걱정하고 가장 고려하는 부분이다. 아역 때부터 쭉 해와서 성장과정을 다 보셨기 때문에 성장하는 모습을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게끔 신경을 써야 한다. 배우마다 작품별로 플랜이 있는데 항상 '이정도 까지 해도 괜찮을까' 걱정하면서 시작한다. 성인으로 가는 변화인데 다행히 잘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캐릭터를 잘 소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아역 때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그 방향성이 다르다. 아역은 초반에 이목을 끌어야 하니까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여주고 빠지는 역할이라면 온전히 하나의 역할을 맡게 되면 최소 16개의 극이 흘러가는 동안 사람들이 꾸준히 보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연기의 방향성도 많이 달라졌다. 기승전결이 좀더 길게 있고 긴 호흡으로 극을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담감은 당연하다. 미니시리즈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갖고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책임감 있게 극을 끌고 나갈 수 있고 약간의 긴장감이 연기하는데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역배우에서 성인배우로 전환될 때 많은 이들은 슬럼프를 겪는다. 남지현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좋아하는 연기를 그만둬야할지 고민할 정도로 뼈아픈 성장통을 겪었다.

"가장 많이 변한 건 스스로의 마음이다.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항상 작품을 하면서 '내가 이 일을 해도 되는 건가. 이 일을 하는 게 행복한 건가'하는 고민을 했다. 이런 고민을 하면서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자리를 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 분들께 미안하지 않도록 더 잘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더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그러니 좌절감이 더 크게 왔다. 그런 정신적인 악순환이 계속됐다. 그러다 보니 계속 안좋은 생각을 많이 했다.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다. 시간이 지나고 여러가지 상황이 바뀌다 보니 마음가짐 자체가 여유로워지고 자유로워졌다. 완벽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이 역할을 어떻게 더 재미있게 소화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내가 재미있게 해야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신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면서 많이 바뀌었던 것 같다.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갖고 있었다면 긍정적인 생각의 고리로 바뀌어진거다."


성장통을 겪으며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숙하고 단단해졌다.


"일 자체에 대한 고민은 고등학교 때랑 스무살 초반에 정말 많이 했다.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겄터 어떻게 무엇을 끌고 나가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가족끼리 왜이래'를 기점으로 그런 고민의 해결이 많이 됐다. 상황이 많이 바뀌더라. 일적인 상황도 그렇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일상의 환경도 그렇고 환경이 바뀌고 시간이 흐르다 보니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고 해결이 됐던 것 같다. '가족끼리 왜이래' 이후에는 안정된 상태로 성인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께 보여드려야 하는 게 뭔지를 고민하면서 차근차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열심히 가고 있다."


앞으로도 남지현은 다양한 장르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로 시청자를 찾을 생각이다.

"장르 보다는 캐릭터를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만 보여드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나이대에는 그게 맞는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20대 초반에서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기 때문에 제일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제일 즐겁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중에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나이가 오지 않을까 싶었다. 처음엔 걱정도 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더 즐기게 됐다. 여러가지 장르를 해볼 생각이다. 이제 막 작품이 끝나서 나도 불확실하다. 스스로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총체적인 걸 바라볼 수 있을 때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어떤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지 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계획이 잡힐 때까지 남지현은 당분간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평범한 학생이다. 이번 작품을 중도 휴학을 하고 했기 때문에 9월에는 복학할 생각이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가끔은 술도 먹고 시험기간에는 졸면서 시험도 보고 그런 평범한 학생이다. 평범한 생활을 한다는 게 나한테는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재충전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생활이 정말 소중하다.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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