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군주' 엘 "삼각관계 악플? 흑화된 악역 즐겼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14 09:5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BC 수목극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를 마친 인피니트 엘(김명수)의 모습은 후련해보였다.

겨울 찬 바람, 여름 무더위와 싸우며 드라마를 촬영한 탓에 얼굴 살이 몰라보게 빠지긴 했지만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호평받은데 대한 뿌듯함, 작품을 무사히 마쳤다는 성취감 등으로 눈빛은 맑고 또렷했다. "너무 정이 많이 들었는데 '군주' 팀을 자주 못 보게돼 아쉽다"는 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를 그린 드라마다. 엘은 극중 천재적 두뇌와 불의 기운을 가진 남자 천민 이선 역을 맡아 물 고문신, 독약 신 등 난이도 있는 연기까지 척척 해내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처음 대본을 읽고 꼭 이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처음 사극이라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던 건 사실이다. 이 캐릭터로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 내가 부족했던 점들을 바꿔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 신 하나하나마다 디렉팅을 주셨다. 방향성에 대한 얘기도 하고 리딩 전후로도 캐릭터를 하기 위한 노력 등 얘기를 많이 했다. 작품은 영화 '광해'를 많이 봤다. 한번에 다 바뀔 순 없겠지만 계속 좋은 모습 보여 드리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사극이다 보니 시청 연령층이 다양하다. 기존에 나를 잘 모르셨던 분들도 나를 알아주시니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선입견이 있던 분들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작품을 통해서도 계속 바꿔나갈 생각이다."


엘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견 없는 호평이 쏟아졌지만 '군주' 자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다. 일각에서는 한국판 '왕좌의 게임'을 자신했던 '군주'가 정치 이야기는 제쳐두고 한가은을 사이에 둔 천민 이선과 세자 이선의 연적 싸움만을 그리다 보니 방향성과 재미를 모두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내 부분만 얘기하자면 흑화 수순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갔다. 천민일 땐 신분의 벽 때문에 한가은과는 전혀 이뤄질 수 없는 관계였다. 왕이 되고 나서는 천민 시절 못 가졌던 걸 드디어 가질 수 있게 됐는데도 가은이에 대한 마음은 일방 통행이다. 이선의 감정선으로 보면 그렇게 표현하는 것도 맞다고 봤다. 거기에 대해서 공감이 많이 갔다. 천재성, 불 같은 성정 등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천민 출신이 왕실을 조종하는 것 자체가 천재성이라고 생각했다. 부족한 만큼 흑화해서 채워간 듯 하다."


천민 이선은 한가은에 대한 연심 때문에 흑화, 편수회와 손 잡고 세자 이선과 대립한다. '왕좌는 돌려줄 수 있지만 아씨는 못 드린다'고 세자 이선에게 선언할 정도로 한가은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며 세자 이선을 위기로 몰았다. 이 때문에 선가은(세자 이선-한가은)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공격받기도 했다고.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욕 먹으며 잘하는 캐릭터인가 보다. 내가 죽어야 선가은이 편해질텐데 '사약길을 응원한다'는 말이 많더라. 나는 흑화해서 악역의 신분이니까 즐기고있다. 선가은은 선가은이고 나는 낫 들었다고 낫선이라고 하더라. 본연의 캐릭터에 만족하고 있다. 절절한 짝사랑을 언제 해보겠나. 이런 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 서사 자체가 너무 잘 쌓여져 있다고 생각했다. 아역부터 성인까지, 신분제의 끝과 끝을 연기하니까 얼마나 감정선이 컸겠나. 그래서 더 몰입해서 표현이 잘 됐던 것 같다. 감정이 잘 쌓여가지 않았나 싶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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