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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출연 사실 하나만으로 시청률 상승이 확실히 기대되는 유일한 방송인'
전자는 PD들의 평, 후자는 이효리 소속 키위미디어그룹의 수장 김형석의 '예언'이었다. 그리고 두가지 모두 현실이 됐다.
방송계와 가요계는 현재 이효리 열풍이다. '방송사 별 톱 프로그램만 찍겠다'던 이효리의 약속은 지켜졌고, 고정·게스트할 것 없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듣기 쉬운 멜로디나 뻔한 흥행곡 대신 고른 타이틀곡은 퍼포먼스까지 어우러지며 디바의 품격을 자랑하고 있다. 개량 한복과 가죽 탱크톱을 오가는 여자, 주름 가득한 눈웃음에서 짙은 마스카라에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쏘는 사람. 데뷔한지 20년이나 지난 이효리는 어떻게 대한민국을 점령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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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길댁 이효리의 복귀 소식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 본지 보도에 의해서 였다. 이효리는 김형석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키위미디어그룹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퀸의 귀환'에 가요계 만큼이나 '난리'가 난 것은 방송계, 예능가였다. 더 이상 '호화 출연진 = 고(高)시청률'로 연결되지 않는 시대. 거대 방송인들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중복 출연이 극에 달한데다 '그 방송인이 그 방송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까지 존재했기에 이효리의 가치는 더욱 특별했다.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개성 강한 예능 캐릭터인데다, 절정의 인기를 뒤로 하고 '소길리'로 떠나 버린 디바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컸다. 일부 PD들은 "이효리를 잡는 PD가 위너"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위너'는 JTBC였다.
소길리 자택을 고스란히 예능의 테두리 안으로 집어넣은 '효리네 민박'은 방송 3회 현재 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에 호평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며 단숨에 JTBC 간판 예능으로 성장했다. 대한민국 예능 시청률 1위의 SBS '미운우리새끼'와 동시간대에 방영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무서운 기세다.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너털웃음을 짓는 이효리는 웃음을 안겼고, 부부의 소박한 사랑과 제주도의 은은한 풍경은 '저렇게 살고 싶다'는 탄식을 내뱉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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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얼리어답트'한 곡, 효리만의 색깔을 담아내는 곡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왜 이효리가 여왕인지 보여드려야 한다"
김형석의 공언은 현실이 됐다. 이효리가 내놓은 신곡 '블랙'은 쉽게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선율과 '트렌드'와 발을 맞추지 않은 퍼포먼스가 함께 한다. 인기에 영합하거나 귀에 '쏙'박히는 공식을 따라가지 않은 뚝심, '어렵지만 끌린다'는 게 주된 평이다.
'블랙'은 이효리 자신의 이야기다. 화려한 컬러의 메이크업과 카메라 렌즈 뒤로 가려졌던 자신의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장 베이직한 컬러인 블랙에 비유해 표현한 곡. 스케일 큰 사운드와 무대 퍼포먼스, 사막을 배경으로 촬영된 뮤직비디오가 완성도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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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형석은 '이효리 현상'에 대해 밝힌 견해는 방송인과 가수로서 대중을 흔드는 현상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는 "이효리는 이제 '대중가수'의 의미는 아니다"라며 "이효리에게서 '연예인의 가식'을 본적이 있나. 그가 '상품'이 아닌 이유는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다. 늘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성격, 대중문화의 아이콘에서 결혼 후 현실로 돌아간 뒤에는 유기견을 돌보고 기부와 봉사에 나서는 모습, 시국을 뒤에서만 걱정하지 않고 앞에 나서며 '길가에 버려지다' 프로젝트에 선뜻 목소리를 내놓는 것이 바로 이효리"라고 평했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