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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추방되면 ‘사형’ 당하는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7-07-05 23:09



[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복싱 슈퍼 웰터급 한국 챔피언 아싼(한국명:이흑산)이 카메룬에서 탈출한 이유를 털어놨다.

지난 4일 방송된 KBS1 '이웃집찰스'에서는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아싼 씨의 한국 생활 적응기가 전파를 탔다.

아싼은 한국인이 아닌 카메룬 출신의 난민 복서다. 그는 가난한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다고. 아싼이 복싱으로 이름을 알리자 군대에서 발탁 제의가 들어왔다.

좋은 집과 월급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은 아싼은 부패가 심한 카메룬에선 직장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 군대 복서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군대 복서의 삶은 약속된 것과 달리 한 푼도 지급되지 않는 월급과 대회가 있을 때만 고되게 시키는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군인 소속이라 프로 복싱 대회 출전도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로 성공하면 복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군의 허락을 받지 않고 복싱 대회에 출전했던 아싼은 우승을 했지만, 군대 감옥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군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이유로 2주간 독방에 감금된 채 구타를 당했다.

아싼은 탈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2015년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카메룬 복싱 국가대표로 참석하게 되면서 동료 에뚜빌과 함께 카메룬을 탈출, 서울로 도망쳤다.

아싼은 "대회 전 연대장이 '도망칠 궁리하는 애들이 있다고 들었다. 너희가 어느 나라로 도망가도 찾아낼 것이고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거다. 모두 사살 하겠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죽더라도..."라고 말했다.

현재 아싼은 난민 인정 신청을 했지만, 1차 심사에서 탈락하고 최종 심사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최종 심사에서도 탈락해 카메룬으로 강제 추방되면, 최소 5년 이상의 징역에서 최고 사형까지 당할 수 있다.


아싼과 함께 도망 친 에뚜빌은 비자 연장 기간을 놓쳐 외국인 보호소에 수감돼 있다.

에뚜빌은 강제 출국을 명령 받은 상태. 아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에뚜빌의 면회를 간다. 강제 추방돼 카메룬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기에 면회를 올 때마다 가슴이 찢어진다. 그는 에뚜빌이 한국말로 "살려주세요. 추방되면 저는 죽어요"라고 간절하게 애원했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동료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이 답답할 뿐이다. tokki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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