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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7일의 왕비' 연우진의 귀환이 불러온 파장은 막강했다.
먼저 눈에 띈 것은 이역, 이융 형제의 대립이다. 이역의 생존을 직감했던 이융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아우를 힘껏 끌어안았다. 이역 역시 형 이융을 안으며 미소 지었다. 겉보기에 두 사람의 모습은 오랜만에 해후한 형제 같았다. 하지만 마음 속에는 불신, 불안, 경계, 복수 등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선전포고 혹은 길들이기를 노린 형제의 발언은 하나 하나가 의미심장했다.
눈빛, 표정, 행동, 말투, 움직임 등 화면에 교차되는 형제의 모든 것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했다. 연우진은 호탕한 웃음 뒤 이역의 날카로운 경계심, 복수심을 절묘하게 보여줬다. 이동건은 짐짓 여유로워 보이는 말투 뒤 이융의 아우를 향한 분노와 압박감을 담아냈다. 캐릭터, 관계성에 완벽히 몰입한 두 배우가 있었기에 이역-이융 형제의 대립은 시청자 가슴을 두드릴 수 있었다.
이날 방송 중 역경커플이 함께 한 장면들은 로맨스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줬다. 먼 길을 돌아 고백한 속마음, 애써 밀어내려는 여자와 여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몇 번이고 다가오는 남자, 알콩달콩 다툼, 생각지 못한 스킨십, 과거 슬픔과 상처의 공유 등. 설렘과 떨림, 애틋함과 심쿵의 감정이 모두 담겨 있었기 때문. 이것 역시 이역의 귀환이 시발점이 됐다.
이날 방송 중 사랑도, 형제대립도 절정에 달한 것은 엔딩장면이다. 신채경과 이역이 함께 있는 모습을, 두 사람이 거부할 수 없는 감정에 힘겨워하며 와락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이융이 보고 만 것이다. 세 남녀를 둘러싼 치명적인 사랑도, 그 사랑으로 인해 더욱 깊어지는 형제의 대립도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역의 귀환을 기점으로 세 주인공의 사랑도, 형제의 대립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이 변화는 앞으로 더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며 '7일의 왕비'를 폭풍처럼 휘몰아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7일의 왕비'가 더욱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편 KBS 2TV 수목드라마 '7일의 왕비'은 단 7일,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았다 폐비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씨를 둘러싼, 중종과 연산군의 러브스토리를 그린 팩션 로맨스사극이다. '7일의 왕비' 10회는 오늘(29일) 밤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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