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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10년째 섹시한 현아, '트리플H'로 찾은 또 다른 색깔(종합)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7-05-10 11:05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벌써 10년이 흘렀다. 15세에 원더걸스 데뷔 멤버로 시작한 현아는 포미닛, 트러블메이커 등 활동을 거쳐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솔로 여가수가 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라 외치던 소녀는 어느덧 가요계를 대표하는 '섹시 아이콘'이자 '이슈 메이커'라 불린다. 팀 탈퇴와 해체를 경험했고, 후배들과 다시 심기일전했다. 그룹 펜타곤의 후이·이던과 유닛을 이룬 현아의 이름 앞에 '트리플H'란 수식어가 또 하나 추가됐다.

현아의 활동 중 그의 매력이 정점에 올랐던 건 장현승과 호흡을 맞췄던 '트러블메이커' 무대다. 지난 2011년 포미닛의 현아와 비스트의 장현승이 결성한 트러블메이커는 아이돌 혼성 듀오로는 드물게 섹시한 퍼포먼스를 콘셉트로 해 많은 패러디를 낳는 등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남성 멤버와 한 화면에 들어서자 현아의 매력은 배가 됐다.

"올해 2월에 데뷔 10주년 팬미팅을 하고 투어를 다녀왔는데 10주년을 실감하기도 전에 회사의 기둥이랄 수 있는 펜타곤과 함께 새로운 유닛을 선보일 수 있게 돼서 기분이 좋아요. 솔로 활동 때보다 더 떨리네요."(현아)

'트리플H'는 섹시 심벌이 아닌 선배이자, 최적의 파트너가 된 현아를 재발견했다는 의미에서 흥미롭다. 이미 독보적인 퍼포머로 인정받은 그지만, 이번엔 후배들과 원초적인 댄스 트랙으로 돌아갔다. 수위 높은 19금 장면으로 화제가 된 트러블메이커가 한층 더 센 것을 보여줬다면, 트리플H는 한껏 힘을 빼고 그저 즐길 것을 주문한다. '아이스크림' '버블팝' 등 현아 솔로 초창기 곡들이 건강미를 앞세운 경쾌함이라면, 이번엔 그 위에 레트로한 이미지를 덧칠했다.

후이는 "센 현아 선배의 색깔을 우리도 걱정했다.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어떤 캐릭터를 따라가는 것 보다는 우리가 뭉쳤을 때 또 다른 시너지가 나올 수 있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다. 초반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라고 기획 과정을 소개했다.


이에 현아는 "콘셉트적으로 양보한다기 보다는 멤버들이 이제는 내가 고참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배려해준다. 서로 마음이 맞아서 사소한 것도 배려하게된다. 계속 우리 색깔을 찾아가는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킹콩돌'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신인그룹 펜타곤의 메인 보컬 후이와 래퍼 이던과의 호흡도 매끄럽다. 이미 펜타곤의 데뷔 첫 미니앨범에 자작곡을 수록하며 실력을 뽐낸 후이와 이던은 현아와 함께 이번 앨범에 전곡 작사에 참여하는 등 비주얼뿐만 아니라 송라이터로의 재능도 드러냈다.

현아는 "주위에서 '현아를 이용한 후배 사랑' 아니냐고 하시는데 저 자체로 봤을 때 배울 점이 많은 후배들과 무대를 만들 수 있어 신선했다"면서 "오히려 많이 배웠고 유닛을 준비하면서 많이 떨렸다"고 소감을 전했다.


펜타곤 멤버들도 화답했다. 후이는 "갓 데뷔한 신인그룹 멤버가 10년차 소속사 선배님과 함께 한다는 것에 있어서 오늘 아침에도 감사드렸다"며 "직접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던은 "데뷔한 지 6개월밖에 안 됐는데, 누나는 10년차고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과 함께 활동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앞으로가 기대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앨범 전체적으로 '올드 앤드 뉴'(Old & New) 콘셉트를 표방한다. 1990년 레트로 풍에 미지수를 뜻하는 X를 더해, 1990년대와 현재의 콜라보라는 의미를 담아 타이틀도 '199X'라 붙였다. 익숙하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감각을 보여주고자 하는 멤버들의 포부이기도 하다. 90년대 스타일의 음악에 장르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더했다.

현아는 "멤버들이 불편하거나 어려워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자금은 서로 마음이 많아서 배려를 해준다. 서로의 공통점을 계속 찾아가는 중인 것 같다"고 했다. 현아는 또 "첫 음악방송 무대에 올랐는데 제가 이렇게 상큼한지 몰랐다"고 웃으며 "꽃무늬 의상도 마음에 들고, 윙크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했다.


이에 이던은 "누나가 굉장히 무서웠는데 알면 알수록 귀엽다. 저희가 신인이라 긴장하는 게 많은 데 오히려 누나를 보면 사랑스럽고 귀엽다"며 웃었다.

타이틀곡 '365 FRESH'는 이들의 팀 컬러를 대표하는 곡이다. 90년대를 연상케 하는 신나는 펑키 스타일의 노래로 '1년 365일 항상 쿨하고 멋지다'는 내용을 그렸다. 원초적이고 화끈한 느낌의 트랙 위에 신나는 가사와 멤버들의 표현력이 더해졌고 뮤직비디오에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슬픈 세 명의 청춘이 만나 비로소 행복해지는 이야기를 영화처럼 그려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유의 섹시 콘셉트는 놓치지 않았다.

현아는 다소 노출이 있었던 뮤직비디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남성과 합을 맞추는 것이 이번은 처음이 아니다. 이번은 조금 더 상큼하게 긍정적으로 무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현장에서는 안떨리는 척을 했다. NG를 낼 바에는 한 번에 가자고 생각해서 리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정성 논란에 대해서는 "논란은 예상했다. 원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데 이번에는 이 모든 것들을 내려 놓고 나 역시 처음인 것처럼 임하고 싶었다"면서 "결과적인 부분이라기보다는 논란이 된 부분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무대에서 풀어낼 숙제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앨범에는 멤버들이 직접 참여한 덕분에 자전적인 얘기도 두루 수록됐다.


첫 번째 트랙 '바라기'는 한결같이 하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으로, 세 멤버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바쁘고 힘든 일상에 지치지만, 자신들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자 하는 의지를 표현한 가사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루브한 비트에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돋보이는 세 번째 트랙 '꿈이야 생시야'는 재즈 힙합(Jazz Hiphop) 장르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멋지게 연출한 곡이다. 전날 밤의 좋았던 기억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 하는 내용의 가사 속에 위트 있는 애드리브들이 섞여 곡의 묘미를 더했다. 네 번째 트랙 '걸 걸 걸'(GIRL GIRL GIRL)은 레트로 알앤비(R&B) 발라드 장르로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주는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다. 첫사랑에 빠진 남자가 여자에게 반한 마음을 진솔하게 노래한 곡으로 멤버들은 감미로운 보이스를 얹었다.

10년의 경력을 빼곡히 채운 현아는 어느덧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얼굴이자 최고참이 됐다. 지난해에는 후배 걸그룹 씨엘씨를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타이틀곡 '도깨비'의 작사가로 참여한 것은 물론 멤버들의 작은 표정부터 안무, 전체적인 퍼포먼스까지 도맡아 진두지휘했고 이미지, 콘셉트, 표정 하나하나까지 세심한 조언을 건넸다. 포미닛의 '미쳐'를 연상케 할 만큼 강렬한 콘셉트로 돌아온 후배들을 위해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한 셈이다.

"연습실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무대를 할 때도 3분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몇 달을 고민합니다. 데뷔 10년차인데 아직 떨리는 부분이 많이 있죠. 10년 동안 많은 기회를 많이 얻은 저는 분명 행운아에요."(현아)

무대는 물론 포토월, 사진 한장에서도 현아는 눈에 띄는 존재다. 애써 훈련된 표정이나 몸짓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마치 본능으로 무대 위 10년을 보냈다. 현아가 '트리플H'로 또 다른 이미지를 새롭게 더했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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