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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첫 내한 공연을 펼치는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 사진제공=LG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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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서커스는 흔히 '공연의 꽃'이라 불린다. 연극과 무용, 뮤지컬의 장점은 물론 온갖 놀이, 유희의 요소를 한데 모아 상상력과 창의력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복합 장르라서다.
이 아트 서커스의 예술화에 기여한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라 베리타'가 오는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스위스 출신의 작가, 연출가 겸 마임이스트인 다니엘 핀지 파스카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캐나다의 명문 '태양의 서커스'에서 '코르테오'와 '루지아'를, 쌍벽을 이루는 '서크 엘루아즈'에서는 '네비아', '레인', '노마드'를 각각 연출했으며, 장르를 넓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과 영국 국립오페라단에서 오페라 '아이다', '레퀴엠'을 연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2006년 토리노 동계 올림픽 폐막식과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개·폐막식의 무대를 아름답고 웅장하게 연출해 세계인에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국내에서 올림픽과 같은 국제 행사를 할 때면 마땅한 연출가가 없어 항상 고민인 것을 떠올리면 이 아티스트의 역량을 짐작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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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베리타'는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을 배경으로 시작한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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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면 어둠 속에서 정장을 입은 한 중년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어떤 화가의 그림을 경매에 부칠 것"이라고 말한다. 잠시 후, 그림이 그려진 거대한 커튼이 무대로 내려온다. 바로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이다. 이 압도적인 이미지를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출연자들이 등장해 아크로바틱과 연극, 춤, 음악, 미술이 결합한 환상의 퍼포먼스를 펼치기 시작한다.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라 베리타'는 공중제비, 그네, 밧줄타기, 폴 댄스, 저글링, 훌라후프 등 서커스의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한 편의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수채화 같은 조명 아래 반라의 무용수가 밧줄을 타고 날아오르고, 코뿔소 탈을 쓴 출연자들이 붉은 실타래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 받는다. 마치 달리의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초현실적인 서커스가 2시간 동안 꿈처럼 펼쳐진다.
1940년대, 2차대전을 피해 미국에 머물던 달리는 안무가 레오니드 마신의 의뢰로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의 배경 막을 그린다. 높이 9m, 너비 15m에 달하는 이 대작은 공연 후 분실되어 한동안 자취를 감췄으나,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의 창고 속에서 발견되었다.
'광란의 트리스탄'은 2009년 경매에 부쳐져 한 익명의 수집가에게 넘어갔고, 이 수집가는 본래 목적대로 공연의 배경 막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 다니엘 핀지 파스카에게 작품에 사용해 줄 것을 제안한다. '광란의 트리스탄'에 강렬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작품이 바로 '라 베리타'다.
'라 베리타'는 초연 후 3년간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광란의 트리스탄' 오리지널 배경 막을 공연에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투어를 위해 카피 본을 사용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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