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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극 새판②] 고소영X조여정 '완벽한아내', 이대로 묻히긴 아깝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3-22 10:09 | 최종수정 2017-03-27 15:3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대로 묻히긴 아깝다.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가 저조한 시청률에도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심재복(고소영)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되찾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고소영이 10년 만에 선택한 브라운관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고전 중이다. 2월 27일 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첫 발을 디딘 뒤 3~5%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작품 자체의 문제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완벽한 아내'에는 소위 말하는 발연기 배우가 없다.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고소영은 남편의 외도와 미스터리한 여인의 등장으로 인생이 꼬인 심재복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미스터리녀 이은희 역을 맡은 조여정은 메소드 연기란 이런 것이라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다. 두 여배우의 미모 대결 역시 '완벽한 아내'를 지켜보는 소소한 재미다.

윤상현은 미워할 수만은 없는 찌질남의 정석을, 성준은 전형적인 백마탄 연하남을 그려간다. 여기에 임세미 김정난 정수영 김규철 남기애 등 난다긴다하는 배우들의 연기 향연이 펼쳐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진진하다. 매주 이은희와 관련된 비밀이 하나씩 공개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더니 21일 방송에서는 죽은 줄 알았던 정나미(임세미)가 살아돌아와 반전을 예고했다. 작품 시작 전 흔해 빠진 불륜 드라마로 오해했던 것이 미안할 정도로 상당히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를 풀어가는 연출감도 훌륭하다. 독특한 색감과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넘나드는 교차편집으로 보는 맛을 살린다.


이처럼 '완벽한 아내'는 배우들의 연기, 대본, 연출까지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며 웰메이드 작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강해도 너무 강한 경쟁작 사이에서 그 맛을 보여줄 기회를 잡지 못한 게 뼈아픈 핸디캡이다.

'완벽한 아내'는 지성과 엄기준이 이끄는 SBS '피고인', 김상중이 기둥이 됐던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터를 다진 뒤에야 첫 선을 보였다. 이미 명배우들의 하드캐리로 터전을 확보한 '피고인'과 '역적'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는 것은 어렵기만 한 숙제였다.


이제 '피고인'은 종영했지만 다음 타자도 만만치 않다. '피고인' 후속으로는 이보영 이상윤 주연의 '귓속말'이 편성됐다. '귓속말'은 '펀치'로 스타덤에 오른 이명우PD와 박경수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미 기대치가 상당하다. 여기에 믿고보는 이보영과 이상윤이 연기 변신을 예고하고 있어 만만치 않은 싸움이 예상된다.

더욱이 '완벽한 아내'는 작품 자체에 미스터리 요소가 많아 중간부터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중간 시청층 유입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러한 단점은 누구보다 시청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요약본 특별 방송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과연 '완벽한 아내'는 '피고인'이 떠난 틈을 타 역주행의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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