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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극장' 기억or망각, 故김성재 유족의 아픔 극복기 [종합]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7-02-14 23:44



[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故김성재의 유족들이 그의 죽음만큼이나 깊었던 22년간의 상실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14일 EBS1 '리얼극장-행복'에서는 '듀스 김성재 사후 22년, 어머니와 동생' 편이 방송됐다.

故김성재는 지난 1995년 12월 20일 변사체로 발견됐다. 듀스 해체 후 신곡 '말하자면'으로 솔로 컴백 무대를 멋지게 끝낸 당일이었다. 그의 몸에는 주사 자국 28개와 졸레틸이라는 동물마취제가 남아있었다. 김성재의 모친 육영애 씨와 동생 김성욱의 인생은 나락에 빠졌다.

이날 육영애 씨는 "모든 증거로 보면 잡힐 듯하면서도 아직 미궁"이라면서도 "자살은 아니다. 왜 내 아들은 아무 잘못도 안했는데 가버리고 내 앞에 없나"며 아픔을 토로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유품을 쥐고 "유품에 묻은 먼지에도 성재의 추억이 담겨 있을 거 같다. 그래서 유품을 버린다는 게 나한테는 힘들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어머니의 22년전 떠난 아들에 대한 집착은 동생 김성욱에겐 소외감과 서운함으로 남았다. 김성욱은 "보통 몇 가지만 남겨놓고 버리지 않냐. 짐이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고 있는 것"이라며 "어머니는 마음속에 방을 만들고, 그 속에 형을 두고 살고 있다. 내가 살아남아서, 형이 아니라 죄송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김성욱 역시 형 김성재에 대한 사랑은 마찬가지다. 김성욱은 형이 떠난 후 가수로 데뷔, 2집까지 활동했다. 배우와 뮤지컬에서도 활약했다. 김성욱은 "형의 후광을 입고 데뷔를 한 거다. 제가 무슨 수로 데뷔를 했겠나"며 "형이 하고 싶은 걸 못 하는 그 마음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김성욱은 술이 원인이 돼 전신화상을 입고 연예계를 은퇴했다. 육영애 씨는"화상 후 5~6년은 지옥이었다. 무슨 일이든 문제를 일으키고 잡혀갔다. 징글징글했다"고 고통스럽게 회상했다.

김성욱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죽은 아들만 아끼냐. 난 이길수 없는 상대를 두고 싸우는 거다. 형의 좋은 거만 기억하는데(내가 어떻게 이기냐)"며 좌절했다. 육영애 씨는 "생떼 같은 아들은 갔고, 남은 아들은 내 속을 몰라주니 괴롭다"고 토로했다.


육영애 씨는 죽은 동생에 매달려 슬퍼하는 친정엄마가 싫었고, 때문에 김성욱씨에게도 슬픔을 숨기려고만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성욱은 "엄마 혼자 그렇게 안고 살지 말아야한다. 털어놓아라. 형은 내게도 소중한 존재 아니었냐"며 설득했다. 육영애 씨는 "첫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죽고, 잘할 것 같던 둘째 아들도 잘 안됐다. 왜 그렇게 됐을까, 어디까지 잘못을 했는지 모르니까 속상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김성욱은 "왜 참냐, 나랑 같이 하자.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형 죽음은 우리에게 천지가 개벽할만한 사건이었다"며 "형을 품고 산다는게 얼마나 큰 아픔인지 아니까 떠나보내라고 한 것"이라고 위로했다. 어머니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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