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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지상파 시즌제, 더 이상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이들 외에도 최근 지상파에서는 시즌2를 기약하며 막을 내린 예능 프로그램들이 더러 있다. 지난해 9월 정규 편성된 MBC '미래일기'는 방송 시작 전부터 '지상파 최초 시즌제'를 선언해 눈길을 모았다. 출연자가 계속 바뀌는 콘셉트와 비연속적인 구성, 영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는 분장팀의 여건 등을 고려해 시즌제가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8회만에 '시즌 종료'를 선언하고 막을 내렸다.
SBS '씬스틸러-드라마전쟁' 또한 지난 4일 "시즌제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오는 30일 종영을 알렸다. 그에 앞서 8월에도 SBS는 '보컬 전쟁 : 신의 목소리'가 처음부터 시즌제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며, 폐지가 아닌 시즌1 종료라고 밝히며 프로그램의 막을 내렸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도 시즌3를 기약하며 지난해 11월 퇴장했다. SBS '일요일이 좋다' 1부를 책임졌던 '판타스틱 듀오'도 지난해 11월 시즌 1을 닫으며 시즌2로 컴백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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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상파에서 말하는 시즌제는 아직은 기약없는 약조처럼 들린다. 실제 다음 시즌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인지 불확실하고, 시즌제가 어쩌면 '핑계있는 무덤'에 불과한 것은 아닐지 의혹을 갖게 만든다. 혹은 다음 프로그램 준비기간을 떼우기 위한 임시방편을 시즌제로 에둘러 표현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시즌제를 유지하려면 특정 예능 하나만 시즌제로 바꾼다고 해서 유지가 되지 않는다. 광고 매출과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입장과 퇴장하기 위해서는 스핀오프 혹은 여러 시즌제 프로그램이 서로 믿고가는 협업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농촌편과 어촌편, '신서유기'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tvN은 이제 시즌제로서 시청자들의 인식 속에도 완전히 정착됐다.
지상파가 현재의 시스템과 안정성을 유지하려고만 하다가는 어떤 인기 프로그램이라도 어느 순간 지치는 때가 올 것이다. 이는 기존의 기득권까지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비록 계획적인 시즌제 시스템은 아니지만, 최근 시즌제 선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지상파 스스로도 시즌제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
그때 그때 상황에 대처하는 이름뿐인 시즌제가 아닌, 더욱 체계적인 시즌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지상파의 과감한 결단과 준비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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