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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라미란은 왜 '라블리'가 됐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10-09 13:3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명불허전 '라블리'다.

배우 라미란이 독보적인 사랑스러움으로 안방극장을 물들이고 있다.

라미란은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복선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복선녀 캐릭터 자체는 분명 억척스러운 아줌마다. 시장에서 통닭을 팔며 생활력 없는 남편 배삼도(차인표) 대신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잘생긴 남편이 한눈 팔까봐 전전긍긍한다. 8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다. 복선녀는 고은숙(박준금)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 상황에서도 복선녀는 "교도소 가면 끼 부리면서 연애질 할거지"라며 남편을 의심한다. 배삼도는 무릎까지 꿇으며 고은숙과의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복선녀는 "둘이 대체 무슨 사이냐"며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캐릭터 자체만 놓고 보면 중증 의부증 환자에 가까운 셈이다. 하지만 이런 집착마저 귀엽게 느껴지는 것은 복선녀 캐릭터를 그려내는 라미란의 힘 때문이다.


라미란은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오수희 역으로 데뷔한 뒤 개성있는 연기력을 인정받아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의 인기 곡선이 변화를 맞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부터다. 2013년 영화 '소원'으로 제34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진정한 신스틸러로서의 존재감이 재평가됐고, 스포트라이트가 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에 출연하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당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걸크러쉬에 시청자도 흠뻑 빠져든 것이다. 이후에는 승승장구였다.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쌍문동 아줌마의 리더 라미란 여사로 츤데레 매력을 발산하며 주연급 인기몰이를 했고, 올 4월부터는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 출연하며 발군의 예능감을 봄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보통 이렇게 인기가 상승하면 안티세력도 많아지기 쉬운데 라미란은 예외였다. 오히려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의 매력 포인트로는 우선 거침없는 언변을 꼽을 수 있다.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라미란은 당당하다. 가끔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여기엔 꾸며진 가식도, 포장도 없다. 그래서 시청자들도 더욱 친근감을 느끼며 라미란을 바라볼 수 있다. 톡 쏘는 듯 하지만 은근히 정 많은 츤데레 성격 또한 라미란의 매력 요소다.


이런 소탈한 성격 덕분인지 상대 배우와의 케미도 좋다. 전작 '응답하라 1988'에서는 김성오와 합을 맞춰 큰 웃음을 선사했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도 차인표와 부부호흡을 맞추며 주연보다 더 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차란커플이 없었다면 드라마도 죽었을 듯'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연기력이 탁월하다. 라미란의 연기는 자연스럽다. 과하게 감정을 터트리거나 '내 연기를 봐달라'고 외치는 듯한 꾸며진 연기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생활 연기를 펼친다. 굳이 예쁜 척 하려고 하지 않고 캐릭터 본연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입어도 자연스럽지만 진정성 있게, '라미란 식'으로 소화할 수 있고 시청자도 그렇게 받아들인다.

대중적인 호감도에 연기력까지 갖춰졌으니 라미란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다소 억척스럽고 집착도 심한 복선녀 캐릭터조차 사랑스럽게 받아들이며 '하드캐리'라는 칭찬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라미란의 사랑스러움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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