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첫 술에 배불렀다.
|
스타트는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 소속 나나가 끊었다. 나나는 지난 8월 27일 종영한 tvN '굿와이프'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나나가 맡은 김단 캐릭터는 연기하기 어려운 역할이었다. 원작에서의 설정 자체도 양성애자인데다 팜므파탈 매력을 뽐내며 로펌의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만능키였기 때문에 비중있게 다뤄졌고, 국내 리메이크작에서도 그 비중이 꽤 컸다. 국내 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나나였던 만큼 기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지만, 나나는 안정적인 발성과 발음은 물론 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일각에서는 전도연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었다는 극찬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나나는 "원래 연기에 관심이 있어서 준비는 꾸준히 해왔는데 '굿와이프' 대본을 보고 꼭 하고 싶었다. 5번에 걸쳐 오디션을 봤고 4부까지의 대본을 달달 외워서 갔다. 한달 반 정도 준비했는데 시청자분들이 가수 나나를 먼저 떠올려서 연기가 이상하거나 어색하다고 여기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수 나나가 아닌 '굿와이프'의 김단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
상반기 연기돌의 방점을 나나가 찍었다면, 하반기에는 샤이니 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키는 2012년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캐스팅 된 것을 시작으로 '보니 앤 클라이드'(2013), '삼총사'(2013), '조로'(2014), '체스'(2015) 등의 뮤지컬과 '지구를 지켜라'(2016) 등의 연극에 출연한 바 있다. 무대에서는 다년간의 경험을 쌓았으나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추는 것은 이번 tvN 월화극 '혼술남녀'가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뮤지컬, 혹은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 브라운관으로 옮겨왔을 때 연기력을 지적받곤 한다. 무대 연기와 방송 연기는 동선부터 표정 변화까지 모든 디테일이 달라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키는 이런 현상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듯한 분위기다.
전형적인 개그 캐릭터인줄 알았던 순간 반전도 선사했다. 20일 방송에서 공시생이라는 처지 때문에 할머니 칠순 잔치에 참석하지 못해 슬퍼하는 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뽕짝을 넣은 mp3까지 선물로 준비했지만 마음을 전하지도 못한 그는 늦은 밤 혼자 소주 한잔 들이키고 옥탑방 마당에서 비를 맞은채 뽕짝을 들으며 춤을 추다 넘어졌다. 그런 그를 발견한 것은 앙숙 정채연이었고, 키는 그 앞에서 눈물을 쏟아냈다. 이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조부모, 혹은 부모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역대급 장면이 됐다.
키의 이러한 연기는 철저한 준비가 뒷받침 됐기에 가능했다. 장르는 달랐을지언정 꾸준히 무대에 서며 연기력을 갈고 닦았고 이번 드라마 출연을 앞두고 샤이니 투어 공연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연기 레슨까지 받았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키가 이번 드라마 출연을 위해 특별히 연기 레슨을 받기도 했다. 키의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주시는 분이 많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