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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토란소년→살인마→최택→세자, 박보검이 빚은 천의 얼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6-09-15 13:30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한민국 여심은 지금 '박보검 앓이' 중이다.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구르미' 인기의 중심에는 주인공 이영을 연기하는 박보검이 있다.

극중 이영은 총명하고 아름다운 조선의 왕세자로 쇠락해가는 조선의 마지막 희망. 외척 세력의 눈을 피해 껄렁껄렁한 '불량 왕세자'로 지내고 있지만 은밀히 자신과 조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는 강직한 인물. 박보검은 '도가 지나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타 드라마의 '츤데레' 캐릭터들과 다르게 적당한 까칠함과 달콤하기 그지없는 다정함이 더해 이영 캐릭터의 매력을 더욱 배가 시키고 있다.

박보검의 이영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구르미'의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했던 천재바둑기사 최택과는 180도 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응답하라 1988' 속 최택은 바둑판 앞에서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는 무서운 승부사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젓가락질이나 운동화 끈 묶기조차 제대로 못하는 어리숙한 인물이다.

선한 눈빛과 닭똥 같은 눈물, 선한 마음 등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순수함의 결정체이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훅' 치고 들어올 줄 아는 마성의 인물이다. 박보검 그 자체를 보는 듯했던 최택은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 본능을 한껏 자극했다.
최택 이전에도 박보검은 특유의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살린 캐릭터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박보검은 전체적으로 어둠이 짙게 깔린 영화에서 유일하게 따뜻하고 밝은 '빛' 같은 인물인 석현을 연기했다. 아빠가 남긴 빚 때문에 늘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지만 미소를 잃지 않고 현실 그대로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석현은 깊으면서도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박보검이 연기하기에 제 격인 캐릭터였다.

하지만 박보검이 매번 순수하고 맑은 캐릭터만 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14년 무려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한 영화 '명량'에서 박보검은 짧은 분량에도 강직한 존재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강탈했다.

아버지가 왜군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왜군을 향한 분노에 찬 울부짖는 수봉을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자식의 심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군에게 반항할 수 없는 상황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순신 장군(최민식으로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의 갑옷을 전달받는 장면에서의 강렬한 눈빛 연기는 압권이었다. 전투 승리 후 이순신(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네는 장면으로 '토란소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2015년 방송됐던 KBS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는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연기한 정선호는 어머니의 죽음과 형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싸이코패스가 된 냉정한 변호사. 싸늘한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던 밝은 박보검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맑고 선량한 박보검의 얼굴이 싸이코패스의 섬뜩함을 더 잘 살려주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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