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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대한민국 여심은 지금 '박보검 앓이' 중이다.
박보검의 이영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구르미'의 전작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했던 천재바둑기사 최택과는 180도 다른 인물이기 때문이다. 케이블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쓴 '응답하라 1988' 속 최택은 바둑판 앞에서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는 무서운 승부사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젓가락질이나 운동화 끈 묶기조차 제대로 못하는 어리숙한 인물이다.
선한 눈빛과 닭똥 같은 눈물, 선한 마음 등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순수함의 결정체이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훅' 치고 들어올 줄 아는 마성의 인물이다. 박보검 그 자체를 보는 듯했던 최택은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 본능을 한껏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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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왜군으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한 후 왜군을 향한 분노에 찬 울부짖는 수봉을 인상적으로 연기했다.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자식의 심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군에게 반항할 수 없는 상황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특히 이순신 장군(최민식으로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의 갑옷을 전달받는 장면에서의 강렬한 눈빛 연기는 압권이었다. 전투 승리 후 이순신(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네는 장면으로 '토란소년'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2015년 방송됐던 KBS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서는 싸이코패스 살인마를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연기한 정선호는 어머니의 죽음과 형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 때문에 싸이코패스가 된 냉정한 변호사. 싸늘한 눈빛과 무표정한 얼굴에서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던 밝은 박보검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맑고 선량한 박보검의 얼굴이 싸이코패스의 섬뜩함을 더 잘 살려주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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