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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토크①] 강수정 "3번 유산 후 얻은 아들...'멋진 엄마' 보여줄래요"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9-15 10:00


※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스포츠조선 '출장토크'의 이번 주인공은 6년만에 돌아온 '원조 아나테이너' 강수정입니다.


[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 기자] '원조 아나테이너' 강수정이 돌아왔습니다.

6년만에 엄마가 돼 돌아온 강수정의 이야기가 궁금해 '출장토크' 초대장을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홍콩과 한국을 오가는 그녀를 만나기 위한 어느 때보다 출장 시간과 장소에 고민을 했습니다.

마침 그녀가 MBN '코미디 청백전-사이다' 제작발표회 일정을 위해 여의도에 온다는 사실을 포착, 캠핑카를 타고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여름의 끝자락에 바람도 시원해졌고 마침 한강공원이 가까워 소풍 분위기를 낼 수 있겠다는 기대였죠.

하지만 그날 따라 때 아닌 비바람에 을씬년스러운 한강공원... 비 오는 날 야외 인터뷰라니 행여 인터뷰이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이제라도 장소를 옮길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요. 강수정은 비 바람도 개의치 않고 기꺼이 야외 사진 촬영에 임하며 감동을 안겼습니다.

비 바람에 흔들리는 캠핑카 안에서도 "우리 프로그램 대박날 조짐인듯 하다"라고 웃으며 진솔함 가득한 답을 들려준 그녀. 비 내리는 한강 공원에서 잊지 못할 인터뷰 속으로 초대합니다.


"복귀작 코미디쇼로 택한 이유는..."

사실 강수정의 방송 복귀라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떠오르는 프로그램들이 있었습니다. 아나운서 출신인 그녀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토크쇼나 교양과 접목된 예능 프로그램이 예상됐죠. 그런데 코미디쇼의 MC는 쉽게 생각지 못한 행보였습니다.


"아이를 낳은 지 2년, 이제 슬슬 복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사이다' 제안을 받게 됐어요. 공동 MC인 임하룡 송은이 두 분을 원래도 친분이 있어서, 떨리고 부담도 되지만 이분들과 함께면 괜찮겠다 싶었죠. 내가 좀 못해도 숨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하하. 실제로 출연자 10명 중에 8명은 제가 다 아는 분이라 너무 편하고, 복귀작으로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녀는 예상대로 출연진들의 도움을 받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방송에 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만 5년만에 많이 달라진 방송 분위기는 아직 적응 중이라고 합니다.

"방송 수위가 너무 달라졌더라고요. 수위가 확실히 높아져서 놀라기도 했고. 또 카메라 들어오는 거 확인하는 것도 아직 어려워요. 카메라가 이렇게 많았나 싶더라고요. 적응 중이죠. 오랜만에 하니까 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잘 받쳐 주세요. 혹시 놓친게 있어도 도와주시고. 너무 좋은 분들만 계셔서 녹화 할수록 감사해요."

강수정의 복귀작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이다'는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만큼 반가움과 기대가 컸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습니다. '사이다'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강수정의 복귀 소감 기사가 포털의 메인을 장식했는데요. 김영철이 이를 언급하자, 강수정은 "(댓글은) 다 욕이예요"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악플과 루머에 시달렸던 그녀의 고충이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뭔가 하려고 하면 '얘 또 기어나오려고 한다' 이런 식의 글이 달려요. 방송은 제 직업인데... 아기 엄마라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건 아니고, 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부부사이가 안 좋나' 이런 얘기 나오고... 그럴 때 좀 억울하고 힘들죠."


"쌍둥이 임신, 유산... 다시 아이 얻기까지 6년 걸렸죠."

강수정은 2008년 결혼 후 2011년 첫 임신을 할 때까지 방송을 계속했습니다. 쌍둥이라 임신 초기에도 몸이 무거워지고, 결국 4개월 째에 접어들 무렵 방송을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그 때만 해도 그녀는 아이를 낳고 곧 복귀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6개월초 무렵 예상 못한 유산을 겪었고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에게는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죠.

"제가 정말 눈물이 없는 편인데, 그 당시엔 누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펑펑 쏟아져서 도저히 방송을 할 상태가 못 됐어요. 조금씩 마음을 추스른 뒤에는 빨리 다시 아이를 갖고 싶어서 인공수정도 하고 시험관도 시도했죠. 근데 잘 안됐어요. 쉬는 동안 2번의 유산이 더 있었죠.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2013년에 복귀하려고 일을 다 잡아놨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해보자'하고 시도한 게 임신이 됐어요. 행여 잘못될까 침대에 누워 꼼짝 않고 보냈죠. 힘들게 얻은 아이를 보니 막상 남의 손에 못 맡기겠더라고요. 엄마한테 떼어내기엔 너무 어리기도 했고요. 그렇게 2년 정도 육아를 하다보니 이제야 복귀를 하게 된거죠."

6년간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새삼 얼마나 간절한 바람 속에 복귀하게 됐는지를 실감하게 됐습니다. 여러 힘든 일을 겪었지만 강수정은 다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웬만한 열정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물론 홍콩에서 남편 아이와 함께 하는 생활도 무척 행복해요. 하지만 언론고시의 치열함을 뚫고 어렵게 이 일을 시작했고, 후배들에게도 늘 '방송은 내 천직이다. 결혼하고 아이 가져도 일을 할 것'이라고 얘기해왔어요. 제가 결혼하고 바로 일을 그만둔 걸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임신 전까지는 일을 계속 했거든요. 나름대로 굉장히 열심히 했고, 일을 놓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처음 방송을 시작했을 때는 떨리고 긴장되고, 과연 이 길이 맞나하는 생각도 있었죠. 하지만 방송을 할수록 조금씩 알 것 같았고 재미를 느끼게 됐죠. 그랬는데 예상치 못하게 공백이 길어지니까 오히려 일에 대한 갈망이 커지더라고요."


"오해가 낳은 루머...힘든 시기 남편이 힘 돼줬죠."

그런 강수정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지지해 준 것은 바로 남편이었습니다.

"신랑이 '그 동안 많이 노력했다. 아기 가지려고 애쓰느라 방송도 너무 오래 쉬었고.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해라. 내가 나이가 들면서 보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복 받은 사람이다. 근데 수정이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고 즐거워했는데, 가정을 위해 많이 희생했다. 내가 많이 도울 테니.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해 주더라고요."

무엇보다 지난 6년간 모든 일을 함께 겪어준 남편이기에 그 고마움은 이루다 말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친정 부모님도 같이 아파하고 우시고 위로해 주셨지만. 남편만큼 큰 힘이 돼주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요. 나이도 있고 아기 기대했을텐데... 남편은 밖에서 울지언정 제 앞에서는 전혀 티를 안냈어요. 그러다 제가 좀 몸을 추스를 무렵 남편이 대상포진에 걸리더라고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싶더라고요. 연애할 때도 좋았지만, 같이 힘든 일 겪고 나니까 '이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이 사람은 끝까지 내 옆에 있을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행복한 일만 겪으면 좋지만, 부부가 힘든 일을 겪었을 때 둘의 앞으로 관계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말 100점짜리 남편이예요."

강수정이 한국에 있는 동안 아이는 주로 남편이 봐 주지만, 남편도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도우미의 도움도 받고 있습니다. 강수정은 불현듯 "도와주시는 분은 한 분"이라고 말했는데요. 가사도우미 6명을 두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루머를 본인도 들었다며 웃음 지었습니다.

"작은 얘기들이 자꾸 크게 부풀려지는거 같아요. 방송 보니까 6천만원 짜리 목걸이를 했다고 하던데, 사실 코디가 받아 온 협찬이었고 사진만 찍고 바로 가져갔거든요. 그런 오해들이 좀 많았던 거 같아요. 여기서 한 마디 한 게 딴 데서 부풀려지고... 주변 사람들 돈을 모아 투자했다가 날렸다는 둥 말도 안되는 루머에 억울할 때도 있지만, 구구절절하게 해명하면 일만 더 키울 것 같았어요. '무관심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면서 지냈죠."


"아들 TV속 엄마 알아봐...멋진 모습 보여주고 싶다."

방송을 시작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것이 바로 아들이었다고 합니다.다행히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크게 보채는 일도 없이 잘 지내주고 있습니다.

"아기를 놓고 왔다갔다 해야하는 게 걱정이었어요. 제가 서울에 있으면 상관없지만, 아무리 홍콩이 가깝다고 해도 해외다보니 일단 한 번 나오면 적어도 1박2일이잖아요. 이제 2살인데 그전까지 저와 떨어진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근데 이번에 일 때문에 왔다 갔다하면서 보니 의외로 잘 지내더라고요. '어라, 서울에 좀 더 있어도 되겠는데'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요."

아들은 매일 매일 그녀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는 존재입니다. 아들 제민을 궁금해하자 강수정은 '엄마 본능'을 감추지 못하고 '오프더레코드로 하고 살짝 보여드릴게요'라며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아빠와 대화하며 웃는 모습이 여간 사랑스럽지 않네요. 엄마 눈에는 오죽할까요.

"제가 이제 마흔이예요. 늦은 나이에 정말 어렵게 엄마가 됐죠. 아이가 아침에 '엄마? 엄마?' 하면서 제 얼굴을 쓰다듬는데 정말 행복해요. 그럴 때마다 '여자 마음을 아는구나. 이 녀석 어떻게 장가보내나'하고 벌써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들죠. 어릴 땐 완전 아빠 얼굴이었는데, 요즘은 제 얼굴도 좀 보이는 거 같아요. (기자들이 '귀엽다'를 연발하자) 아유~ 귀여워서 쓰러져요."

강수정은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라도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어린 아들은 벌써부터 엄마가 방송 때문에 한국에 간다고 하면 이해해 줄 정도로 어엿합니다.

"제가 나온 프로그램 DVD가 짐을 쌀 때 같이 따라왔나봐요. 한 번 틀어봤는데 아기가 보면서 웃고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 올 때 '엄마가~ 비행기 타고 서울에 가서 일하고 올게' 하면 'TV?' 하고는 알았다고 바이바이 해요. 그럴 땐 진짜 알아듣는거 같기도 하고... 그럴 때 열심히 하는 모습, 멋진 엄마의 모습 보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 사진=정재근 기자 c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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