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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 종영①] '싸인' '펀치'와 달랐던 '원티드'의 김아중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8-19 09:56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역시 김아중은 독보적인 '장르퀸'이었다.

김아중이 또 한번 장르물로 출사표를 던진 SBS 수목극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가 18일 종영했다. 국내 최고 여배우가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 쇼에서 범인의 요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고군분투기가 담긴 리얼리티 스릴러 드라마다. 시청률로는 동시간대 드라마 MBC 'W'와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 치여 연일 3위를 기록했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사회 고발 메시지를 담은 알찬 내용으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원티드'가 박수 속에서 종영할 수 있었던 건 배우 김아중의 몫이 컸다. 김아중은 국내 최고 여배우 정혜인으로 분했다. 정혜인은 급작스레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범인의 요구에 따라 미션을 수행하며 생방송 리얼리티 쇼 '정혜인의 원티드'를 진행해야만 하는 극적인 인물이다.

대중은 그간 훌륭한 연기를 보여왔던 김아중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지만, 어느 정도의 우려도 분명 존재했다. 보통 차기작은 이전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변신을 꾀하려는 배우들과는 달리, 뚝심있게 세번 연이어 스릴러물을 택했기 때문이다. 김아중은 '싸인'(2011) '펀치'(2014)등 그간 보여줬던 연기들을 답습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원티드'에서 펼쳐보인 연기는 새롭고 또 달랐다.

정혜인은 도도한 국내 최고 여배우인 동시에 유괴로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다. 또한 단순 유괴 피해자를 넘어 리얼리티 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건을 전달하는 화자이며 주변을 둘러싼 무수한 사건의 퍼즐들을 하나로 모아야만 하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이런 복잡다난한 캐릭터를 김아중은 완벽히 소화했다.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로서 눈물샘 자극하는 모성애 연기를 선보이다가도 극한 상황에서는 숱한 미션들을 해결할 땐 흥분하지 않고 절제된 모습을 보인다. 또 장르극의 맛깔을 제대로 살리는 공포심 가득한 눈빛을 선보이다가도 또 오열하는 연기는 일품이다. 여러 감정을 품은 채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복잡하고 어려운 인물을 디테일하고 미세한 부분까지 담아냈다.

또한 그간 스릴러 장르물에서 주변 인물로 그러졌던 여성을 중심으로 데려왔다. '싸인'과 '펀치'등 김아중의 전작들 뿐 아니라 보통의 장르물에서는 전문직 남성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며 여성들은 조력자 혹은 감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원티드'는 김아중의 원맨쇼를 보는 듯 그녀를 중심으로 모든 스토리가 뭉쳐 있다. 또 '원티드'는 다른 캐릭터들의 에피소드와 비중이 높은 편, 김아중은 탄탄한 연기력과 그간의 경험으로 서브 인물들을 더욱 빛나게 했다는 평이다.

사실 김아중은 대중들에게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을 전했던 배우는 아니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나의 PS파트너'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등 로맨틱한 캐릭터로 더욱 유명한 그였다. 그러나 김아중은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평을 듣는 장르물에 연이어 도전해왔다. 장르물 연기는 씬이 많고 액션 연기도 거의 직접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배우가 도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는데, 김아중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제작진과 대중의 신뢰를 받았다. 이번 '원티드'의 흥행과 화제성은 전작들에 비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김아중은 장르물 원톱으로서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줬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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