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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역시 김아중은 독보적인 '장르퀸'이었다.
대중은 그간 훌륭한 연기를 보여왔던 김아중에 대해 큰 기대를 가졌지만, 어느 정도의 우려도 분명 존재했다. 보통 차기작은 이전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며 변신을 꾀하려는 배우들과는 달리, 뚝심있게 세번 연이어 스릴러물을 택했기 때문이다. 김아중은 '싸인'(2011) '펀치'(2014)등 그간 보여줬던 연기들을 답습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원티드'에서 펼쳐보인 연기는 새롭고 또 달랐다.
정혜인은 도도한 국내 최고 여배우인 동시에 유괴로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다. 또한 단순 유괴 피해자를 넘어 리얼리티 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건을 전달하는 화자이며 주변을 둘러싼 무수한 사건의 퍼즐들을 하나로 모아야만 하는 해결사이기도 하다. 이런 복잡다난한 캐릭터를 김아중은 완벽히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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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간 스릴러 장르물에서 주변 인물로 그러졌던 여성을 중심으로 데려왔다. '싸인'과 '펀치'등 김아중의 전작들 뿐 아니라 보통의 장르물에서는 전문직 남성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며 여성들은 조력자 혹은 감정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원티드'는 김아중의 원맨쇼를 보는 듯 그녀를 중심으로 모든 스토리가 뭉쳐 있다. 또 '원티드'는 다른 캐릭터들의 에피소드와 비중이 높은 편, 김아중은 탄탄한 연기력과 그간의 경험으로 서브 인물들을 더욱 빛나게 했다는 평이다.
사실 김아중은 대중들에게 처음부터 강렬한 인상을 전했던 배우는 아니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나의 PS파트너'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등 로맨틱한 캐릭터로 더욱 유명한 그였다. 그러나 김아중은 국내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평을 듣는 장르물에 연이어 도전해왔다. 장르물 연기는 씬이 많고 액션 연기도 거의 직접 소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배우가 도전하기 쉽지 않을 수 있는데, 김아중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제작진과 대중의 신뢰를 받았다. 이번 '원티드'의 흥행과 화제성은 전작들에 비해 아쉬울 수 있겠지만, 김아중은 장르물 원톱으로서의 진가를 충분히 보여줬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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