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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원티드'가 마지막까지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다.
정혜인과 방송팀은 마지막 생방송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살인교사도 서슴지 않았던 SG그룹 함태섭(박호산 분) 대표를 카메라 앞에 세웠다. 그리고 함태섭이 리얼리티 쇼 '정혜인의 원티드' 방송을 통해, 전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뉘우치게 만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정혜인과 차승인(지현우 분), 신동욱(엄태웅 분)은 증거를 수집했다. SG그룹의 끈질긴 방해가 이어졌지만 이들은 멈추지 않았다. 방송을 접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증인으로 등장해 생방송에 힘을 보탰고, 기자 장진웅(이승준 분) 역시 7년 전 함태섭의 운전기사를 섭외해 결정적인 증거를 얻어냈다. 이지은(심은우 분) 역시 생방송에 등장해 함태섭을 압박했다.
한편 생방송 중 함태섭은 경찰에 연행됐다. 함태섭의 연행을 보고도 씁쓸해하는 피해자에게 차승인은 "SG는 끝까지 부인할거고, 함태섭은 어떻게 해서든 법망을 피해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해야 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방송 말미 정혜인은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며 잠재적 피해자들의 제보와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요청했다. 그리고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방송을 통해 보도할 것을 약속했다. 이 장면을 끝으로 '원티드' 최종회는 마무리됐다.
현실 속 사회문제가 실제로 속 시원히 해결되지 못하고 많은 피해자들을 고통 속에 묶어두고 있는 것처럼, '원티드' 속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들의 고통도 끝나지 않았다. 여타의 드라마 최종회가 보여주는,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엔딩은 없었다. 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엔딩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렇기에 '원티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더욱 강렬하고 묵직했다.
지난 6월 첫 방송된 '원티드'는 2개월 여의 방송 기간 내내, 다각적으로 시청자를 압박했다. 파격적인 소재, 충격적인 스토리, 반전과 긴장감은 물론이고 가정폭력, 학대, 모방범죄, 불법 임상실험, 유해성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자극적인 것만 쫓는 미디어의 폐해 등 사회비판 메시지까지 꺼냈다.
'원티드'는 흡사 960분짜리 사회고발물처럼 때로는 시청자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때로는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는 입봉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뚝심의 한지완 작가, 짜임새 있는 전개와 연출을 보여준 박용순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열연 등이 어우러져 완성됐다. 패기와 용감함으로 부딪혔던 '원티드'의 여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narus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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