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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최보란 기자] '신의 목소리', 시즌2로 컴백할 수 있을까?
'신의 목소리'의 탄생 과정은 사실 쉽지 않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대결이라는 콘셉트에 많은 이들이 '가능하겠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1년6개월 간의 시간 동안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쳐 '신의 목소리'만의 경연룰이 만들어 질 수 있었다. 결국 여러 음악 예능 사이에서 차별화 되는 매력을 인정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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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의 목소리'에서 박정현의 아름다운 패배가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가 일반인 도전자에게 우승을 내 준 것은 프로그램이 지닌 기획 의도를 다시금 와닿게 했다. 위대한 보컬리스트에게 맞설 정도로 놀라운 실력을 지닌 도전자를 조명하고, 그 용기와 재능에 박수를 쳐주는게 '신의 목소리'의 기획 의도였다. 덕분에 '신의 목소리'는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됐다.
박상혁PD 또한 "박정현 스스로도 언젠가 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라며 "몇몇 위기가 있었잖아요. AOA '심쿵해' 재해석한 무대에서는 2번의 실수가 있었고, '비 내리는 영동교' 또한 전혀 예상못한 선곡이었죠. 트로트 도전 때는 '이번에야말로 지겠지' 했는데, 매번 극복을 하며 상상 이상의 활약을 해줬네요. 박정현은 정말 경연 프로그램 특화된 가수예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죠. 시청자들은 오히려 지는 순간을 기다렸을 수 있을거예요"라고 말했다.
신기한 것은, 가수가 미션곡을 받은 뒤 이를 편곡하기까지 녹화 중간에 무려 3시간(일반인 리허설까지 총 4시간)의 텀이 생기지만 방청객 중 누구도 중도에 돌아가는 일이 없었다는 것. 그만큼 '신의 목소리'에서 탄생한 가수들의 무대는 늘 예상을 깨는 신선함과 반전을 선사했다.
"사실 첫 방송 때, 편곡하는 사이에 방청객이 많이 가버려서 자리가 빌까봐 걱정도 했어요. 근데 한 명도 안 가고 모두 돌아왔어요. 쉬능 동안 근처 카페 같은 데 있다가 녹화 재개하면 다시 오는거죠. 저희 프로그램이 상암동 일대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한 것 같아요. 하하하. 1라운드만 보게 되면 정작 가수들 무대는 못 보는 거니까, 후반부를 보고 싶어서 못 떠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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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새로운 장르가 나올지 고민을 해봐야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노력해 왔고, 이미 나와있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프로 대 아마추어'의 대결로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생각한게 1년6개월 전이예요. 그러다 '노래로 하자'고 정한 뒤 수많은 의심들과 스스로 싸우면서 현실화하는 고민을 해 온거죠. 그러다 마침내 이 포맷까지 오게 된거예요. 새 프로그램의 단초가 될만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가 발전시키는 거죠. 지금도 예전부터 생각해 온 키워드 몇 개를 갖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려고요. 이제 광고 만으로는 어려운 시대예요. 결국 포맷형 프로그램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의 다음 예능 계획 속에 '신의 목소리' 시즌2에 대한 밑그림 또한 있을까? 이에 대해 박 PD는 "사실 시즌제로 준비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결국 시즌2는 시청자들의 의지에 달린 것 같아요"라고 망설임 없이 답했다.
박 PD는 "그 동안 '신의 목소리'에 부족한 면도 많고 보완할 부분도 많았을 거예요. 그것을 보완하도록 시간을 가질 것이지만, 결국 시청자들이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시즌2를 기다리느냐에 달린 것이 아닐까 해요"라며 "시즌2는 방송국이 정한다기 보다는 결국 시청자가 결정할 일인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박상혁PD는?
IMF 여파로 방송사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였던 98년, 유일하게 신입을 뽑았던 SBS 공채 7기로 입사했다. 교양PD를 꿈꿨으나, 시청률 35%를 찍던 '기분 좋은 밤' 조연출을 시작으로 예능PD의 길을 걷게 됐다. '웃찾사', '인기가요' 등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SBS 연예대상의 시초가 된 SBS 코미디대상(2006)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옛날TV', '강심장', '룸메이트', '불타는 청춘', '신의 목소리' 등을 기획하고 연출했다.
lyn@sportschosun.com, ran613@, 사진=조병관기자 rain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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