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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티 내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김대표는 "돈 버는 것도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신 덕분이잖아요? 제가 받은 만큼 되돌려 드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도리죠"라고 말한다.
김 대표가 이렇게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데는 아너 소사이어티 강원 지부 임기수 회장의 권유가 컸다. "'생활 자체가 나눔'인 임 회장을 보면서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아너 소사이어티에도 익명으로 가입하고 싶었지만 임회장의 '강권' 덕분에 실명으로 했다고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온다"는 말에 설득당한 것.
김 대표의 기부 활동은 그의 삶이 입지전적이라 더 의미가 깊다. 어려운 성장기를 보낸 김 대표는 지난 1978년 군에서 제대한 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인천에서 쫄면집을 열었다. 식당과의 첫 인연이었다. 그 뒤 분식집, 한식집, 횟집 등을 두루 거쳐 지난 1993년 신북읍에 '통나무집 닭갈비'를 개업했다. 그 뒤 차별화된 전략과 아이디어로 가게를 키워왔다.
춘천을 대표하는 닭갈비와 막국수, 두 요리를 한 식당에서 서비스한 것을 비롯해 닭갈비를 토막내 그램(g) 단위로 판매하는 방식을 본격화한 것도 다 그의 작품이다. 자동차 시대를 맞아 식당이 한 곳도 없던 춘천 끝자락에 개업한 것도 보기 좋게 들어맞았다. 요즘 말로 '이슈 선점'이 탁월했다.
"어렸을 땐 정말 고생을 많이 했는데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제가 복이 있나 봐요"라며 껄껄 웃은 그는 "나중에 잘 되면 꼭 베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대표는 지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통나무집 닭갈비' 근처의 식당들을 모두 묶어 '착한가게 거리'로 만들기 위해 요즘 상가번영회장을 비롯해 이웃들을 부지런히 만나고 있다. 현재 45명이 가입한 강원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수를 100명으로 늘리는 것도 그의 '미션'이다.
"기부를 해보니까 쑥스러울 줄 알았는데 흐뭇하고 기분이 정말 좋아요. 이 마음을 여러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김 대표의 이런 마음이 곧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아닐까.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7월 말 16.226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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