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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굿와이프' 원작과 한드의 결정적 차이? 여주인공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7-11 09:17 | 최종수정 2016-07-11 09:27


[스포츠조선 배선영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가 지난 8일 출격을 알렸다. 워낙에 유명한 원작, 동명의 CBS 미국 드라마(The Good Wife)의 명성을 등에 업고 시작한 드라마인데다 배우 전도연의 11년 만에 컴백작, 전도연의 개런티 등을 두고 일찍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만큼 작품에 거는 대중의 기대가 크다.

드라마 측은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분위기다. 실제 원작으로 인한 홍보 효과도 상당한 것이 사실. 원작이 있는 다수 드라마들이 원작과의 비교를 부담스러워하며 "뼈대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드라마다. 별개의 드라마로 봐달라"고 선언하는 것과 달리, '굿와이프' 이정효 PD는 "(원작이)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많이 떨린다. 주요 인물의 캐릭터는 비슷하고 에피소드도 원작 그대로 가져온 부분도 있고 한국 실정에 맞춰 변화를 준 부분도 있다. 원작과 확실히 비교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1~2회는 원작과 거의 같은 스토리라인을 보여줬다. 배경과 인물들만 한국인으로 바뀐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라진 점은 있다. 이를 비교해봤다.


미드 '굿와이프'(위)와 한국 버전의 '굿와이프' 사진=방송화면 캡처
1. 전도연VS줄리아나 마굴리스의 캐릭터

드라마의 간판인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전도연과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연기하는 캐릭터, 김혜경과 알리시아 플로릭은 남부러울 것 없는 든든한 남편의 그늘 아래 살고 있던 전업주부다. 그러나 검사 남편의 성(性)추문으로 졸지에 대중의 조롱과 동정의 대상이 된 그는 감옥에 들어간 남편 대신 가정을 꾸리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게 된다. 하지만 경력 단절이 된 모든 이들이 그러하듯 컴백한 로펌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한참 어린 변호사와 정규직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하며 어느 새 높은 자리에 오른 대학 동기 앞에 주눅들어야 하는 것은 이미 각오한 일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남편의 성추문 스캔들을 두고 숙덕거리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점.

커리어 다운 커리어 없이 전업주부로 살다 남편의 불미스러운 스캔들로 다시 업무에 복귀해 고군분투하면서 종속적인 아내가 아닌 독립적인 여자로 성장해나간다는 점에서 김혜경과 알리시아 플로릭은 같다.

하지만 그 캐릭터의 인간미를 묘사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다. 알리시아 플로릭의 경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통 속을 알 수 없지만 여러 사건사고의 의뢰인들과 만나는 에피소드가 진전되면서 한꺼풀씩 그 인간미가 벗겨져 나가는 식이라면, 김혜경은 초반부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분명하게 보이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예컨대, 1회 초반 남편의 성추문 해명 기자회견 이후에도 남편에 대한 아내의 감정이 불분명했던 미드와 달리, 김혜경의 경우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남편에게 지극히 순종적이며 다정한 아내였다가 남편에 대한 배신으로 상처받았다는 점이 부각되는 과거 에피소드가 이를 전달해주는 대목이다.

이는 제작진의 의도다. 이 PD는 "원작은 여주인공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는데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여주인공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보여지도록 기획해서 확실히 비교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미드 '굿와이프'(위)와 한국 버전의 '굿와이프' 사진=방송화면 캡처

2. 전도연VS줄리아나 마굴리스의 연기

캐릭터 설정에 확연한 차이가 있기에 연기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 줄리아나 마굴리스와 전도연의 연기도 상당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

줄리아나 마굴리스가 초반 대부분의 감정을 감추고 있다면, 전도연은 감정을 드러내는 식이다. 알리시아 플로릭의 인간미가 드러나는 순간은 꽁꽁 감춘 표정 속에 상대를 배려하는 듯한 행동이 툭툭 튀어 나올 때나 남편을 아무렇지 않게 마주보며 서늘한 대사를 토해낼 때 정도다. 남편과의 결혼 생활 중 알리시아라는 인간의 욕망을 감추고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로만 살아왔던 지난 인생이 이런 연기 속에서도 보여진다.

그렇지만 전도연이 연기하는 김혜경은 감정을 그대로 드러나기에 보는 이의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쉽다. 남편에 대한 배신, 자신을 로펌에 취직시켜준 서중원(윤계상)에 대한 신뢰, 남편의 스캔들을 말하는 직장 동료를 대하는 짜증 등의 감정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미드의 경우, 주인공 알리시아의 성장담 속에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그 심리를 쫓아가는 재미가 있다면,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누구에게 적대감을 갖고 있고 누구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지 등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한드의 경우에는 불륜, 스캔들, 가족관계 등 아침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를 적절히 버무린 법정물을 보는 재미가 있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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