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이번 설 연휴에도 아이돌은 바빴다. 소속사 대표까지 합세해 회사 이름을 걸고 각종 게임을 펼쳤고(SBS '아이돌 생존쇼-사장님이 보고 있다'), 가족 친지들과 노래자랑에 나섰다(KBS2 '전국 아이돌 사돈의 팔촌 노래자랑'). 명절 브랜드 예능이 된 MBC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에도 어김없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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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등 명절 파일럿에서 대어급 프로그램을 발견해온 MBC는 이번 설에도 이대로 사라지긴 아까운 걸출한 프로그램을 수확했다.
7일 전파를 탄 '톡하는 대로'는 네티즌의 실시간 SNS 댓글에 따라 움직이는 '무계획 아바타 여행'을 표방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요즘 시대의 모바일·SNS 문화를 접목한 색다른 포맷은 출연자들의 매력을 한껏 이끌어냈다. 티격태격 장난이 끊이지 않던 윤계상과 권율에게선 오랜 우정이 엿보였고, '10대 3인방' MC그리(김동현)·신동우·노태엽은 거제도까지 가는 대장정에도 패기와 재기발랄함으로 여행을 즐겼다. 처음 본 사이임에도 히치하이킹에 겨울바다 입수까지 불사한 유세윤과 차오루의 갱 없는 여행에는 '꿀잼'이란 호응이 이어졌다. 완성된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과정에 시청자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 같은 쌍방향 소통 예능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넓혔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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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봐'와 '인간의 조건-집으로' 등 정규 프로그램에서 사람 사이의 소통과 교감을 시도해온 KBS 예능은 파일럿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도 특장점을 발휘했다. 배우 김지영과 김태한 남매, EXID 하니와 안태환 남매, 배우 공승연과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 자매, 개그맨 유민상과 유운상 형제 등 연예인과 그 가족이 출연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예인의 진솔한 매력은 물론,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로 호평받았다.
특히 유민상·유운상 형제의 이야기가 전달한 감흥이 컸다. 앞서 KBS2 '안녕하세요' 연예인 특집 편에서도 다뤄졌던 이들 형제는 몇년간 서로 말도 안 하고, 만나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형 유민상은 동생이 어디에 살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소원했다. 성격이 서로 상반된 두 사람은 사소한 오해로 멀어졌지만 이번 방송을 계기로 다시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이 곧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은 형제의 변화는 시청자들과 교감할 지점이 많아 보였다. 사회 문제로까지 비화된 가족 갈등에 대한 해법을 예능으로 풀어낸 시도에 찬사가 이어졌다. 억지스러운 봉합 대신 "1년에 1cm라도 가까워지겠다"는 유민상의 다짐은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지향점과 잘 맞아떨어졌다. 8일 1부 시청률은 5.3%, 2부 시청률은 4.9%로 비교적 선방했다. 정규 편성을 기대해볼 만하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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