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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법칙①] 공감 탑재한 판타지는 무적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12-03 14:05


tvN '응답하라' 시리즈 <사진=tvN>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공감을 주는 판타지.

tvN 금토극 '응답하라1988'는 무척 현실적인 듯 하면서도 시청자들의 환상을 자극하는 요소로 가득하다.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88'은 연달아 큰 히트를 치며 복고열풍을 일으킨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 작품.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 같은 드라마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우리 골목, 우리 이웃을 담아내며,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로 향수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응팔'은 이전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로 배경이 되는 시기를 대표하는 여러 에피소드들과 소품을 통해 그 시절을 추억하고 그리워하게 만들고 있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그 시절이 아름답고 따뜻하게 그려진다는 점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우리가 겪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실제 인물이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등장하기 때문에 현실감이 크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상황들이 꿈을 꾸듯 비현실적인 면이 많다.


특출난 자신만의 영역이 있는 '응답하라1998' 캐릭터들 <사진=tvN '응답하라1988' 홈페이지>
'응팔'에서 여주인공 덕선(혜리)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 온 동네 친구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살펴보면 다들 심상치 않다. 까칠한 성격으로 '개정팔'이라 불리며 오직 축구에만 빠져있는듯 한 정환(류준열)은 알고보니 운동과 공부 모두 잘 하는 수재로 드러나 반전을 선사했다. 요거트 조차 혼자 먹을 줄 몰라 친구들 사이에 '등신'으로 통하는 택(박보검)은 바둑 세계 랭킹 1위인 바둑천재다. 덕선의 첫사랑인 선우(고경표)는 전교 1등에 전교회장이며 맛없는 엄마의 음식을 제일 맛있게 먹어주고 어린 여동생까지 잘 챙기는 그야말로 '엄친아'다. 혜리의 언니 보라(류혜영)은 동네에서 유명한 수재로 서울대 재학생이다. 동룡(이동휘)는 공부에는 관심없지만 '쌍문동 박남정'으로 통할 정도로 일대에서 알아주는 춤꾼이다.

'응답하라' 속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남자들은 모두 아빠 친구의 아들이다. 그것도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특출난 자기 분야를 지닌 완벽남이다. '응칠'에서 시원(정은지)를 사랑한 윤태웅(송종호)은 안철수를 연상케 하는 IT업계 샛별이었고, 둘째 아들 윤제(서인국)는 일찌감치 사법시험에 합격한 스타판사였다. '응답하라1995'에서 나정(고아라)의 첫사랑 쓰레기(정우)는 천재 의대생이었고, 그녀를 사랑한 칠봉이(유연석)는 류현진을 연상케 하는 메이저리그 괴물 투수였다.


최연소 대선후보 윤태웅(송종호), 최연소 스타 검사 윤윤제(서인국), 천재 의대생 쓰레기(정우), 메이저리그 국보급 투수 칠봉이(유연석) <사진=tvN '응답하라1997', '응답하라1994' 방송화면>
로맨스 뿐만이 아니다. '응답하라' 시리즈 속 인물들은 친구의 아들을 내 가족처럼 챙기고, 이웃 혹은 하숙집과 한 식구 처럼 지내며 훈훈한 정을 그려내 왔다. '응팔'은 가족극 성격이 짙어지면서 이 같은 훈훈함이 더욱 온도를 높였다. 마치 '남자셋 여자셋'을 보며 대학시절을 그렸던 것처럼, '응팔'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시절 골목의 삶을 부러워하고 아름답게 추억하게 한다. 요즘 시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쌍문동 골목 다섯 가족은 끼니 마다 서로 반찬을 나누고 서로의 집에 숟가락 갯수까지 알 정도로 가깝다.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등교시킨 엄마들은 평상에 앉아 수다로 평온한 일상을 보낸다. 벼락부자가 된 정환네를 이웃들 누구하나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정환네 또한 귀한 음식을 사면 이웃들에게 대접하고, 수학여행날 덕선의 용돈을 챙기는 등 이웃의 어려운 사정을 도와준다.


여주인공의 아버지인 성동일(성동일)은 야구 코치에 이어 은행원으로 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응팔'에서는 비록 보증을 잘못 서 반지하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큰 이일화(이일화)는 항상 식탁만은 푸짐하게 차려낸다. 복권에 당첨된 정환네와 바둑으로 상금을 타오는 택이네를 제외하면 그리 부유한 집은 없지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는 동룡(이동휘)네나 연금으로 생활하는 선우네가 그렇게 힘든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잠깐의 위기가 찾아오는 듯해도 결국 이웃간의 정과 사랑으로 극복해 낸다.

'응팔'은 이처럼 완벽한 남자들과 삼각관계에 휘말리는 여주인공, 따뜻한 동화 같은 사람들의 관계, 향수를 자극하는 시간과 장소를 적절히 조화시켰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잡는 것은 물론 판타지까지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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