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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영화 '사도'를 세 번은 봐야 한다. 어떤 인물에 감정을 이입하느냐에 따라, 영화를 볼 때마다 이야기가 새롭게 읽힐 수 있다.
기성세대는 오히려 영조(송강호)에 이입할 가능성이 크다. 천한 무수리 출생으로 왕좌에 올랐다는 콤플렉스와 형인 경종을 독살했다는 세간의 의혹 속에 어렵게 자리를 지켜온 영조는 아들인 사도에게만은 완벽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어했다. 그래서 사도가 자신과는 달리 모두에게 인정받는 왕이 되기를 바랐다. 손수 책을 만들어 가르치고 온갖 정성을 쏟았다. 그러나 자식 농사가 뜻대로 되지는 않는 법이다. 오로지 자식의 행복만을 위해 힘겨웠던 지난 시절을 버텨온 기성세대 입장에선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도의 모습이 마치 내 자식인 듯 답답하고 속이 상할 것이다.
서로 화해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는 아버지와 아들. 그 사이에는 고통을 감내하는 궁궐 여인들도 있다. 부자의 이야기에 주변 인물들의 사연과 이해관계가 보태지면서 영화 '사도'는 입체적으로 재구성된다.
아들로서,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사도'는 제각각 다른 사연과 입장이 부딪히고 얽히면서 '사도'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이야기에서 얻는 감흥도 달라진다. 아들을 죽인 아버지라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을 이해 가능하도록 연기한 송강호, 팔딱이는 에너지로 사도를 처절하게 그려낸 유아인을 비롯해 김해숙, 전혜진, 문근영 등 연기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이야기의 설득력을 높였다. '3번 관람'이 아깝지 않은 충분한 이유다. 또한 다양한 관전 포인트는 '사도'가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다가오게 만드는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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