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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올 여름 극장가의 '패왕'은 배우 오달수다. 쌍천만 영화 '암살'과 '베테랑'으로 2000만 관객을 집어삼켰다. '국제시장'까지 더하면 올해에만 천만 영화 세 편째. 일찍이 최동훈 감독은 이런 오달수를 두고 '천만 요정'이란 수식어를 붙였다.
황정민은 행운아다. 오달수를 만나 2편의 천만 영화를 합작했다. '베테랑'에서 두 사람은 광역수사대 팀장과 팀원으로 똘똘 뭉쳐 재벌 3세의 악행을 뒤쫓았다.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수갑 차고 쪽 팔리게 살지 말자"고 일갈할 수 있는 건,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달려오는 오팀장(오달수)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기 때문. 부산항에서 불법중고차 밀매조직 소탕작전을 펼칠 때도, 서도철이 조태오(유아인)와 최상무(유해진)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어 위기에 처했을 때도, "팀원끼리는 방구 냄새도 같아야 한다"고 말하는 오팀장이 함께했다.
'국제시장'에서 두 사람은 생사고락을 함께한 죽마고우 사이다. 어린 시절엔 같이 구두닦이로 일했고, 청년 시절엔 독일에서 광부로 일하며 탄가루 내려앉은 밥을 먹었다. 심지어 전쟁이 한창인 베트남에도 같이 갔다. 두 사람의 끈적한 연기호흡은 전 세대와 교감하며 웃음과 눈물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하늘이 맺어준 영혼의 동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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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의 하와이 피스톨(하정우)은 홀로 동 떨어진 섬처럼 시대의 주변부를 겉돈다. 독립군도 친일파도 아닌, 그저 돈을 받고 누군가를 제거해주는 정체불명의 무법자일 뿐. 그런 하와이 피스톨의 과거를 아는 유일한 인물이자 그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환상의 파트너가 바로 영감(오달수)이다.
영감은 하와이 피스톨이 살인청부업에 전념해 돈을 모아 하와이로 망명하길 원한다. 그런데 삼천불짜리 타깃 안옥윤(전지현)의 뒤를 쫓아 경성으로 들어왔다가 뜻하지 않게 암살작전에 휘말리고 만다. 멋들어지게 기관총을 쏘아대던 영감은 명대사 하나를 관객들의 가슴에 남겨놓고 떠났다. "어이, 삼천불. 우리 잊으면 안돼."
하정우는 오달수에 대한 무한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등장만 해도 관객들이 웃을 준비를 하는 오달수 덕분에 하와이 피스톨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다"며 "이런 게 바로 '케미 폭발' 아니겠냐"고 말한다. 관객들은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를 다시 볼 수 있는 '암살'의 프리퀄 제작을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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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설 연휴에 개봉해 470만 관객을 모은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 이어 올해 설 연휴에도 '조선명탐정' 시리즈 2편 '사라진 놉의 딸'이 돌아왔다. 월드컵도 아닌데 햇수로 꼬박 4년만이다.
1편에서 탐정과 사건 의뢰인으로 만났던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은 2편에서 탐정과 조수로 재회했다. 탐정 콤비가 된 두 사람은 조선 경제를 뒤흔든 불량은괴 유통사건의 배후를 파헤쳤다. 사건 수사를 위해 육해공을 넘나드는 김민의 곁에서 서필은 조선 최고의 상인다운 재력과 잠입술, 기상천외한 방법들로 그를 돕는다. 김민의 허당기와 특유의 '잘난 척'에 촌철살인 돌직구를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인물도 바로 서필이다.
쿵짝이 잘 맞는 김명민과 오달수 콤비의 활약은 '조선명탐정' 시리즈의 가장 큰 재미다. 촬영 틈틈이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인생과 영화 얘기로 밤을 지새우던 두 사람의 친분이 영화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미 3편도 구두 계약이 돼 있다니, 조선명탐정 콤비가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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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는 어쩌면 송강호의 남자일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함께 이름을 올린 영화는 무려 7편. '괴물', '효자동 이발사', '우아한 세계',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박쥐', '푸른소금', '변호인'에 동반 출연했다.
그중에서 두 사람의 호흡이 돋보였던 작품은 단연 '변호인'이다. 천만 관객을 동원하고 지난해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수작으로 평가받는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진한 우정으로 더 빛났다.
돈도 빽도 없고 가방끈마저 짧아 부동산 등기 대행이나 소소한 세무 업무를 하면서 돈을 버는 속물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그는 과거에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갔던 국밥집의 아들 진우(임시완)가 연루된 시국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 인권변호사로 거듭난다. 우석의 법률사무소 사무장인 박동호(오달수)는 그런 우석을 걱정하면서도 진심으로 격려하고 사력을 다해 돕는다. 힘든 싸움을 시작한 우석의 곁에 동호가 있어서 관객의 마음도 조금은 안심이 됐다.
송강호는 '변호인' VIP 시사회 당시 "몇 달 전에는 제 옆에 '설국열차'의 크리스 에반스가 있었는데 지금은 오달수가 있다. 하지만 나는 크리스 에반스보다 오달수가 더 좋다"며 유쾌한 너스레와 함께 같한 신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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