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화정'(연출 최정규/극본 김이영) 김재원이 씻을 수 없는 치욕에 처절하게 무너졌다. 청국과의 맹약을 거부하며 끝까지 싸우려 했지만, 끝내 삼전도에서 청국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을 당한 것.
초점을 잃은 허망한 눈빛으로 "임금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은 이것이 아니더냐"라고 항복할 뜻을 내비친 인조는 지난날 자신의 고통과 모멸을 예언한 광해(차승원 분)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른 듯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삼전도에서 청국과 군신의 맹약을 맺은 데 이어, 청국 황제 앞에 무릎을 꿇고 삼배구고두(세 번 절하고 아홉 번 조아린다)를 하라는 굴욕적인 요구에도 저항하지 못하고 피가 날 정도로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치욕을 감내하는 장면은 분노를 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만들었다.
이렇듯 김재원은 자신의 과오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치욕과 맞닥뜨린 인조가 느끼는 굴욕감과 고통을 아픈 절규와 함께 한이 서린 눈물로 표현하는가 하면, 비를 맞으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명연기로 나라의 왕을 떠나 한 사람의 인간이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온몸으로 그려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한편 극 말미에 병자호란 후 세월이 흐른 듯 병약해진 인조와 청국에 볼모로 잡혀갔던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민호 분)이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지며 또 한 번 변화를 예고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