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후아유'종영①], 6번 우린 사골에도 열광할 수밖에 없던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6-17 07:53



KBS2 월화극 '후아유-학교 2015'가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16일 방송된 '후아유-학교 2015' 마지막회에서는 각자 자신의 길을 찾은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전학을 결심했던 이은비(김소현)는 결국 다시 세강고로 돌아왔고 한이안(남주혁)과 사랑을 확인했다. 공태광(육성재)과는 좋은 친구 사이로 남기로 했다. 쌍둥이 고은별(김소현)은 유학을 선택, 자신의 행복 찾기에 나섰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지난 4월 27일 방송된 1회가 3.8%의 시청률로 출발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시청률이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사실 '학교' 시리즈는 벌써 6번째다. 이쯤되면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사골 수준이다. 그런데도 시청자들은 다시 한번 '후아유-학교 2015'의 매력에 빠졌다. 그 비결이 뭘까.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획기적 변화, '학교'인듯 '학교'아닌 '학교' 같은 너

그동안 '학교' 시리즈의 특징은 남학생 두 명, 특히 문제아와 모범생 혹은 문제아끼리의 관계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것이다. 1999년 방송된 '학교'는 반항적인 장혁과 모범생 안재모가 극의 메인이었다. 오지랖 넓은 사교성 대장 최강희도 있었지만, 안재모 장혁과 삼각관계를 구성할 뿐 그의 에피소드는 많지 않았다. '학교2' 역시 반항아인 김민희 하지원의 이야기나 병약한 소녀 이요원의 에피소드가 있긴 했지만 김래원 재희 김흥수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그리고 오지랖 넓은 사교성 대장 최강희의 관계가 주축을 이뤘다. 김우빈과 이종석을 스타덤에 올린 '학교 2013' 역시 마찬가지. 두 사람의 브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 5번의 이야기가 모두 남자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자칫 식상할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영리한 제작진은 고정관념을 깼다. 여고생 스토리를 재조명한 것. 남자들만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 대신 여자들 사이의 질투와 음모 등의 심리를 그려냈다. 여기에 악역도 등장한다. 이제까지 '학교' 시리즈에서 딱히 악역은 없었다. 불확실한 미래에 괴로워하고 불우한 가정 환경을 탓하며 일탈을 감행한 캐릭터들은 있었으나 정확히 딱 집어 손가락질할만한 인물은 없었다. 하지만 '후아유-학교 2015'에는 왕따 주범 조수향이 있었다. 이유 없이 이은비를 괴롭히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그의 연기에 시청자들은 공분했다. 덕분에 방송 초반엔 "정말 '학교' 시리즈가 맞냐"는 항의(?)도 있었지만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학교' 시리즈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후아유 학교 2015' 김소현
'학교', 다시 한번 현실을 꼬집다

'학교' 시리즈가 사랑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사춘기 고교생들이 처한 현실을 여과 없이 꼬집었기 때문이다. '학교1'에서는 '진짜 학교 보여주기'라는 컨셉트 하에 학교 폭력, 일진, 왕따, 낙태, 촌지, 미성년자 유흥업소 알바, 미성년자 흡연, 전교조 문제 등 충격적인 소재까지 리얼하게 풀어냈다. 이어진 '학교2'~'학교4' 모두 교권에 억눌린 학생들을 통해 현실 풍자 계보를 이어갔다. '학교4' 종영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선보였던 '학교 2013'는 기간제 교사, 일진, 특목고, 강남 입시 학원 등 교권이 바닥에 떨어진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후아유-학교 2015'도 마찬가지. '학교 2013'과의 중첩을 피하기 위해 학교 내 문제보다 학생 개개인에 카메라를 돌렸지만 셔틀, 왕따, 청소년 자살 문제 등을 메인 테마로 삼았다. 특히 왕따로 자살을 결심한 이은비의 모습이나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을 시도하려 했던 박민준(이다윗)의 모습은 청소년과 학부모 모두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0대 로맨스에 전연령이 '심쿵' 하다니!

'후아유-학교 2015'의 가장 큰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삼각관계다. 이전 시리즈에서의 삼각관계가 극에 양념을 치는 정도로 활용됐다면 이번엔 아예 큰 줄기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은비를 가운데 두고 한이안과 공태광이 대립하는 모습은 전연령층에게 설렘을 맛보게 했다. 성실한 수영 유망주이자 언제나 따뜻하게 이은비를 감싸 안아주는 한이한, 그리고 이은비를 웃게 만들어주는 희대의 사차원 문제아 공태광. 이들 중 누가 사랑에 성공할 것인지가 화두로 떠올랐고 얄미운 제작진은 마지막까지 삼각관계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며 시청자와 밀당을 했다. 그 결과 팬카페 등에는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팬픽이 대량 생산됐고 한이안파와 공태광파로 나뉘어 응원을 전하는 팬들까지 생겨났다.

'후아유-학교 2015' 후속으로는 장나라 서인국 주연의 '너를 기억해'가 22일 오후 10시 첫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