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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사는 김모씨는 요즘 동방신기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딸 때문에 걱정이다.
그렇다면 이번 공연의 주최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메르스에 대비해 어떤 조치들을 준비 중일까. 공연 관계자로부터 준비 상황을 들어봤다.
동방신기의 이번 공연을 두고 주최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주관사인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리미티드는 막판까지 고심을 해야 했다. 지난주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들이 대부분 취소됐던 만큼 이후 메르스가 얼마나 더 확산되는지 그 추이를 지켜보며 공연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했던 것. 그리고 마침내 공연을 예정대로 열기로 결정했고 대신 2중, 3중의 대비책을 세우기로 했다.
우선 공연장 밖에서부터 1차 방역이 실시 된다. 공연장인 체조경기장으로 진입하는 주요 동선인 한얼교 입구에 소독약을 대형 포그 방역기를 통해 분무할 예정이다. 이어 공연장 입장 게이트에 알람 기능이 탑재된 열화상탐지 카메라를 배치해 이상 온도 감지 시 발열 여부 확인 및 공연장 곳곳에 배치한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공연장에 입장했다고 끝이 아니다. 공연장 곳곳에 소독 기능이 강화된 손 세정제를 비치하여 관객들이 상시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관객들에게 공연장 내에서도 마스크를 꼭 착용하도록 고지를 한 상태다.
3중의 대비책에 한 가지가 더 더해진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인체에 100% 무해한 약품과 전문장비를 사용하는 전문 방역 업체를 섭외해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할 공연장 내부 등 곳곳을 철저히 살균 소독할 예정이다. 소독은 공연 관람일인 13일과 14일 오전에 무대, 객석 및 대기실 등에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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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가 준비 중인 메르스 대비책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주최사로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관객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만은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이번 메르스 대비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요즘처럼 방역업체가 최고로 비싼 몸값을 자랑하고 있는 시점에 최고의 방역 시설과 요원들을 현장에 배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는 부가 수입 역시 과감히 포기했다. 평균적으로 공연장 입장 수입의 30% 정도의 매출이 나오는 굿즈(기념품) 판매를 과감히 포기한 것. 이번 공연에서는 굿즈 판매 부스를 비롯한 모든 외부 부스를 운영하지 않는다. 또 공연 당일 티켓 현장 판매도 진행하지 않아 이 역시 손해가 불가피해 졌다.
여기에 공연 예매를 취소할 경우 취소수수료는 면제되고, 예매 취소는 공연 당일까지 가능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공지를 통해 발표된 메르스 대비 외에도 사전 조치가 가능한 부분들을 공연 전까지 지속적으로 체크해 관객들의 건강하고 위생적인 공연 관람을 위해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공연계가 동방신기에 주목하는 이유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콘서트 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공연계는 이번 주말 열리는 동방신기 콘서트를 주목하고 있다. 이 공연이 무사히 끝이 날 경우 다른 공연도 비슷한 메르스 대비책을 마련해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무조건 공연을 취소하는 것 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해외에서도 유명한 아티스트의 경우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까지도 입국해 공연장을 찾을 것인데 만약 메르스 때문에 공연을 취소할 경우 이 소식이 해외에도 뉴스를 통해 전해지고, 자연스럽게 한국 관광 산업에까지 큰 타격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 취소에 따른 손해는 고스란히 공연 주최측이 떠안아야 한다. 공연 기획사 상당수가 영세업자인 상황에서 메르스가 천재지변과 같은 사유라고는 하나 일단 취소가 결정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공연의 취소를 두고 관객들의 입장은 크게 갈린다. 공연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은 '왜 취소를 하느냐'고 따지고, 반대로 메르스에 대한 걱정이 큰 분들은 '왜 연기를 안하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따라서 취소 결정 자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결국은 관객들의 안전을 제일 우선 순위에 두고 메르스 확산 추이를 지켜보면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깊은 한 숨을 내쉬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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