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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액션', 정규편성 괜찮은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5-10 15:18



KBS2 '레이디, 액션'은 정규 편성될 수 있을까.

9일 여배우 6인(조민수 김현주 손태영 이시영 최여진 이미도)의 액션 프로젝트 '레이디, 액션'이 방송됐다. 시청률은 4.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파일럿 프로그램임에도 5%에 육박하는 좋은 성적을 내며 정규 편성 가능성을 점치게 했다. 당장 정규 편성 가부를 결정할 순 없겠지만, 분명 정규 편성되기엔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액션 자체가 좋은 소재가 됐다. 일반 드라마에서도 보기 어려운 고난도 액션이 펼쳐지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조성했다. 특히 최근 예능 프로그램 트렌드와 맥을 달리했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줬다. 일명 셰프테이너가 등장하는 쿡방 혹은 먹방, 육아 예능으로 양분화됐던 예능계에 액션을 접목시키면서 차별화 포인트를 갖게된 것. 채널을 돌려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볼 수 없다는 점은 '레이디, 액션'만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예능 트렌드의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최근 몇년 간 예능 프로그램은 '리얼리즘'을 추구해왔다.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 육아 관찰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모두 같은 선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연출된 모습이 아니라 연예인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 '레이디, 액션'에서는 여배우들의 인간적인 모습이 공개됐다. 여배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아함, 미모 같은 단어다. 하지만 '레이디, 액션'의 여배우 6인은 '예쁨'을 내려놓았다. 민낯에 가까운 얼굴로 훈련에 임했고, 자신의 트라우마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조민수는 어린 시절 삼촌이 장난으로 튜브를 뒤집어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공포를 이겨보고 싶다며 물과 불을 이용한 액션 중 물을 선택했다. 물에 대한 극심한 트라우마로 눈물까지 보였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누구보다 멋지게 수중 액션에 성공했다. 맏언니의 투혼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는 평. 정두홍 무술 감독 역시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로 잣대를 정했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줬다"고도 말했다. 손태영은 체력의 벽을 넘어섰다.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손태영은 '여배우'보다는 '권상우 아내'라는 이미지가 강해졌게 사실이다. 하지만 "'레이디, 액션'을 통해 여배우 타이틀을 되찾고 싶다"던 말처럼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불을 이용한 액션에 도전, 이마에 불꽃이 튀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연기에 몰입한 것. 그는 "'평생 여배우가 못할 거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못해보는 장면'이라는 소리를 들으니까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레이디, 액션'은 어떻게 보면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특집'의 업그레이드판 같은 느낌도 준다. 여자 연예인들의 군대 체험을 다룬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은 연예인들이 낯선 환경에 적응해가는 모습, 체력의 한계에 부딪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모습 등이 웃음과 감동 코드를 잡아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레이디, 액션' 역시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액션에 도전하는 여배우들의 좌절과 극복, 눈물과 노력을 다뤘다는 점이 비슷하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는 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래서 '레이디, 액션'에게도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과 같은 가능성이 있다. 시청자들은 '신선한 느낌이었다', '여배우들도 이제 액션 영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여군특집보다 재밌게 봤다'는 등 호평을 내렸다.

일단 출연진들은 제작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된다면 출연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과연 신개념 리얼 예능 '레이디, 액션'이 정규 편성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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