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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한국 영화시장, 돌파구 있을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4-03 07:03


CJ E&M 제공

한국영화시장은 이제 한국 만의 시장이 아니다. 전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기존 할리우드에,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시장으로 인해 한국 영화산업은 기회이자 위기를 맞았다. 때문에 전세계 영화 시장을 파악하는 것은 꽤 중요한 일이 됐다.

2일 서울 여의도CGV에서 열린 'CGV 영화산업 미디어 포럼'에서 서정 CGV 대표이사는 "한국 영화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해서 관람객 2억명을 넘었다. 지금은 한 발 더 큰 성장을 해야하는 시기다"라면서도 "그 순간 멈칫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우려가 된다. 고객의 관람 형태가 디지털 모바일 환경으로 인해 달라지고 소비자들의 변화가 극심하다. 이 시점에서 고객의 변화를 공유하는 것이 영화 산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병환 CGV 본부장은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1095편의 영화가 개봉했는데 그 중 한국영화가 217편이었다. 1인당 관람횟수는 4.12편으로 전세계에서 독보적인 편이다. 미국은 3.88편이고 영국은 2.74편에 불과하다"라며 "CJ는 지난 해 18편이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49편이 넘지 못했다. 총 제작비는 51억여원으로 수익률은 0.3%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중국 시장에 대해 그는 "2011년까지 일본에 뒤졌던 중국 박스오피스 매출이 2012년부터 역전됐다. 2014년에는 일본(20억 달러)의 두배를 넘어선 48억 달러를 기록해 미국(104억 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6억 달러 정도로 7위에 랭크된 상태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이 투입된 영화 '트랜스포머4'
또 "중국은 지난 해에만 34%를 성장했고 한 해에 5400개관이 증가했다. 이미 2만 3000개의 극장이 있고 매일 15개관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할리우드에서도 미국을 넘어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6개 메이저 제작배급사는 대부분 중국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중이고 20명 이상의 유명 감독들이 중국과 합작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 내 7079개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다롄 완다그룹은 미국 2위 극장 사업자 AMC를 인수한데 이어 영국 1위 사업자 오데온(ODEON) 인수전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영화시장이 공룡처럼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어 미국시장에 대해서는 "할리우드와 우리나라는 제작비 면에서 최소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편이다. 할리우드는 지난 해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 무려 26작품이었다. 게다가 안정 투자를 위해 히어로물 등 시리즈물을 주로 제작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성이 떨어지고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가치에 대해 논의가 불거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서유럽의 관객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틈새에 있는 한국 시장이 살 수 있는 돌파구는 있을까. 이승원 CGV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해 한국에서는 4편의 1000만 영화가 나왔지만 '중박' 영화가 없었다. 전반적으로 편중 현상이 생긴 것"이라며 "중박 영화가 많아져야 다음해 투자 여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쥬라기월드'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 '판타스틱4' '007 스펙터'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영화계도 '수상한 그녀' 중국판 '20세여 다시한번'을 만들었고 베트남에서는 한베 합작영화 '마이가 결정할게2'가 베트남 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성과가 기대만큼 가시적이지는 않다. 이런 가운데 우리 영화산업이 성공가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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