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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 드라마 '호구의 사랑'이 남긴 것 2가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4-01 12:36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무공해 드라마' tvN '호구의 사랑'이 막을 내렸다.

3월 31일 방송된 '호구의 사랑' 마지막회는 1.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도도희(유이)와 강호구(최우식)이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매번 빗나가는 인연에 괴로워했던 두 사람이 마침내 해피엔딩을 맞게된 것. 다소 무겁고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한 호구의 사랑법으로 풀어냈던 작품인만큼,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시청자들은 '신선한 소재, 캐릭터, 연기력, 연출까지 인정', '드라마에서 쉽게 다룰 수 없는 문제를 잘 만들었다', '정말 잘만든 웰메이드 드라마.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등 호응을 보냈다. 무공해 힐링 드라마 '호구의 사랑'이 남긴 것을 짚어봤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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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다

'호구의 사랑'이 신선했던 이유는 이제까지 드라마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사회적인 문제를 녹여냈기 때문이다.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인데, 성폭행 미혼모 성정체성 등의 이슈를 메인 테마로 잡았다. 도도희는 성폭행으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됐다. 낙태를 고민했지만 결국 홀로 아이를 낳아 길렀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차가웠지만, 꿋꿋이 이겨냈다. 강호구는 도도희의 버팀목이 됐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도도희를 성폭행한 노경우(김현준)를 고소하며 복수에 나섰다. 비록 노경우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도도희의 인생은 다시 시작됐다. 강호구와 결혼, 둘째를 출산한 뒤 수영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이처럼 통쾌한 결말은 성폭행 피해자에게 위안을 안겼다. 피해자가 오히려 작아지고, 제대로 치유받을 수 없는 세상에 유쾌한 일갈을 날린 것. 또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 문제까지 심도 있으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20대 배우들의 재발견

20대 배우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최우식은 '호구의 사랑'에서 처음 주연을 맡은 케이스다. 2011년 MBC 드라마 '짝패'로 데뷔, '오만과 편견',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적은 있지만 크게 조명받을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 시대의 마지막 순정남 강호구를 완벽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유이의 성장도 즐거웠다. 아직 결혼 적령기도 맞지 않은 20대 처녀가 성폭행 피해자에서 미혼모가 되는 기구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유이는 완벽 적응했다. 첫사랑 앞에서는 여전히 수줍어하는 천생 여자이지만, 아이에 대한 모성애가 투철한 엄마이기도 했다.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을 담아낸 유이의 감정 연기에 시청자 역시 공감했다.

임슬옹과 이수경은 코믹 연기로 극에 활력을 더했다. 임슬옹은 성정체성 혼란을 겪는 완벽남 변강철 역을 맡았다. 남자를 사랑한다고 오해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의심하던 이기적인 변강철이 타인을 이해하고 그 아픔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유쾌함을 남겼다. 제작발표회에서 태도 논란에 휘말렸던 이수경 역시 오명을 씻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민낯에 트레이닝복 패션, 뺑뺑이 안경 등으로 화끈하게 망가지며 그만의 매력을 뽐냈다.

'호구의 사랑' 후속으로는 '식샤를 합시다2'가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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