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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임권택 김호정
배우 김호정이 영화 '화장'에서 성기 노출을 불사한 것에 대해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신'으로 회상했다.
영화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담은 영화로 지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이날 극 중 김호정은 오상무의 아내이자 병마와 싸우며 죽음에 가까워지는 여인으로 분해 고통에 힘겨워하는 연기를 소화해냈다. 특히 김호정은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인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전라 노출을 불사하는 투혼을 보였다. 남편 역 안성기와 함께 연기한 이 장면은 지난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에도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임권택 감독은 "애초에는 반신만 노출하고 찍었는데 관객들이 상당한 생각으로 유추한다 해도 그 사실감이 십분 전달될 것 같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을 중단하고 김호정에게 전신을 찍어야 비로소 납득할 수 있겠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2~3시간 뒤 '좋다. 감독의 의사대로 찍자'고 해 찍은 신이 전신을 드러내는 신이었다"고 설명했다.
임권택 감독은 "감독으로서 큰 실례를 범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해당 장면이 무사하게 목적한대로 잘 찍히고 영화를 더 빛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자리를 빌어서 김호정 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호정은 "너무 감격스럽다"며 "욕실 부분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시나리오를 받고 그 장면이 가장 강렬했다. 가장 힘들지만 아름다웠던 신으로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촬영할 때 '처절해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을까? 그랬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했다"며 "영화에서 아내는 죽지만 저 배우 김호정으로서는 이 영화가 제게 굉장히 큰 의미로 새로 마음을 먹게 된 작품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영화 '화장'은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벤쿠버, 부산 등 세계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자 배우 안성기의 128번째 출연작이다. 오는 4월9일 개봉한다. <스포츠조선닷컴>
'화장' 임권택 김호정
'화장' 임권택 김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