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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IP, 모바일게임으로 변신하는 까닭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3-16 08:36


온라인게임 '크리티카'의 모바일 재탄생 버전인 '크리티카 : 혼돈의 서막'

엠게임이 일본 유명 PC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모바일 버전으로 재탄생시켜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출시하고 있다.

웹젠의 IP '뮤 온라인'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모바일게임으로 개발한 '전민기적'

손오공이 만든 애니메이션과 완구 '터닝메카드'는 모바일게임으로도 만들어져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똑똑한 IP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

모바일게임 전성시대에 접어든지 벌써 수년째가 지났다. 요즘도 모바일게임들이 하루에만 많게는 수십개씩 쏟아져 나온다. 전형적인 '레드오션'의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시장 트렌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예전처럼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게임의 '질'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확실히 두드러지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에 따라 가끔씩 내는 신작이지만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네시삼십삼분의 성공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예전보다 디바이스와 네트워크가 훨씬 발전, RPG와 같은 장르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모바일게임 신규유저뿐 아니라 기존 온라인게임의 미드코어 유저들까지 외연이 확장되고 있는 것도 게임의 수준 향상에 더욱 공을 들이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인기 온라인게임이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IP(지적재산권)를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최고의 트렌드로 꼽히고 있다. 물론 사용자 환경이나 과금체계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이 역시 모바일 전문 개발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을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훌륭한 IP만 확보한다면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온라인과 모바일의 '융합'을 통한 게임의 재탄생이라 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 가운데 중국이나 북미 등 특정 지역을 뛰어넘은 글로벌 히트작이 온라인이 아닌 모바일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모바일 게임사 가운데선 게임빌이 이 분야를 향후 핵심 전략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미 게임빌은 온라인게임 '크리티카'를 모바일로 컨버전시켜 글로벌에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게임빌은 송재경 사단이 만든 MMORPG '아키에이지'와 같은 하드코어 장르부터 시작해 '에이지 오브 스톰'과 '데빌리언' 등 온라인 액션 RPG까지 두루 계약을 맺고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운영방법과 유저층, 글로벌 공략 등 온라인게임과는 분명 다른 모바일게임만의 노하우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웹젠의 장수 MMORPG '뮤 온라인'이 모바일로 전환된 '전민기적'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의 개발사 킹넷이 만든 '전민기적'은 일 최대 매출 10억원을 찍으며 이미 지난해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모바일게임으로 떠올랐다. '전민기적'은 웹젠의 개입이 거의 없는 가운데 킹넷이 중국 유저들의 눈높이에 최적화한 수준으로 자체 개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히려 웹젠이 '전민기적'을 국내 현지화시킨 '뮤 오리진'을 조만간 서비스할 예정이다.

'전민기적'의 사례는 다른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기회와 희망을 주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가 모바일 버전 '열혈전기'로 변신, 1분기 비공개 테스트에 이어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며 이스트소프트의 '카발 온라인'이 중국에서 웹게임과 모바일게임으로 만들어져 올해 차례로 선보인다. 이는 연초부터 양사의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트렌드는 지난달 지분 교환이라는 형식을 통해 온라인과 모바일의 결합을 선언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협약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백기사'로 넷마블게임즈가 나섰다는데 주로 이목이 쏠리긴 했지만,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 대작 MMORPG를 가진 엔씨소프트의 IP가 넷마블에 의해 모바일로 재개발된다는 사실은 엄청난 빅이슈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아이온'이 양사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게임으로 개발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해외 IP 혹은 애니메이션, 영화 등이 모바일게임으로 변신하는 사례도 많다. 엠게임은 미소녀 성장게임으로 유명한 일본 PC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 대만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 출시하고 있다. '겨울왕국'이나 '아이언맨' 등 미국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개봉하기 이전 아예 모바일게임과 동시에 출시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은 아예 공식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완구제작사 손오공이 완구와 애니메이션, 모바일게임의 연동을 시도한 '터닝메카드'를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레이싱게임으로, 현재 10종의 메카니멀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으며 완구 출시에 맞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손오공이 만든 또 하나의 완구인 '헬로카봇'도 애니메이션과 뮤지컬뿐 아니라 향후 모바일게임으로 제작될 가능성도 높다. 이 역시 전형적인 융합 콘텐츠라 할 수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성공한 IP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요즘 가장 핫이슈인 사물인터넷(IoT)에서도 사람들에게 친숙한 IP나 게임들이 활용될 가능성도 충분하기에 이를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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