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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출신 감독들의 작품이 연초 극장가를 뒤흔들 전망이다. 사실 배우와 감독은 명확히 구분돼 있는 직종이지만 서로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쉽사리 각자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이를 과감히 넘어 메가폰을 집어든 배우들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나올까.
그런가 하면 할리우드에서는 배우 출신 신인 감독이 탄생했다. '글래디에이터'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배우 러셀 크로우가 '워터 디바이너'라는 작품에서 처음 감독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것. 제1차 세계대전 갈리폴리 전투 이후 전쟁으로 세 아들을 잃은 주인공 코너(러셀 크로우)가 사라진 아들들의 행방을 찾아 낯선 땅 이스탄불로 향하는 감동 극화다. 이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크로우는 오랜 배우 생활 동안 거장 감독들과 협업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연진들의 연기를 완벽히 지도했음은 물론, 특유의 카리스마와 재치로 현장을 지휘하며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출연진들로부터 "이 영화가 크로우 감독의 10번째 영화라도 되는 것 같았다 (핫산 역_일마즈 에르도간)", "배우에게서 연기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 (에드워드 코너 역_제임스 프레이저)", "크로우는 훌륭한 감독이다. 뛰어난 배우라 더욱 그렇다 (아이셰 역_올가 쿠릴렌코)" 등의 호평을 받았다
이미 거장 대열에 들어선 배우도 신작을 선보인다. '용서받지 못한자'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두 차례나 수상하며 이미 명배우에서 뛰어난 연출가로 관객들의 신뢰를 받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연출했다. 브래들리 쿠퍼와 시에나 밀러가 주연을 맡은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단 한 발의 총알로 생과 사를 결정지어야 했던 실존 인물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다. 단순히 전쟁 영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을 죽여야하는 고뇌를 다룬 이번 작품은 미국 현지에서도 꽤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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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뒤에서는 현장을 이끄는 감독으로, 카메라 앞에서는 캐릭터에 몰입하는 배우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이들이 흥행이라는 '선물'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