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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시작과 함께 야심차게 '섹시 전쟁'을 선언했던 걸그룹들이 잇따라 노출 수위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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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전쟁이 한참 뜨거워 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 걸그룹은 이번주 방송부터 섹시 콘셉트를 일부 수정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띌 수 있게 노출의 강도를 높여도 부족할 판에 서둘러 수위를 낮추기로 한 것은 의외라 할 수 있다.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 걸그룹의 섹시 전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언론의 지적에 각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PD들이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21일 방송사 측에서 섹시 콘셉트를 수정해 달라는 요청 전화를 걸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당장 이번주 방송 출연을 위해서는 사전에 방송사에 수정 영상을 보내줘야 하는만큼 매니저들이 바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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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동작이 문제가 됐나?
AOA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22일 "컴백 2주째를 맞는 AOA는 '짧은 치마' 컴백 무대 때 선보인 섹시 퍼포먼스에서 논란이 되었던 몇 가지 안무를 대폭 수정해 지상파 무대에 출연한다"며 "이번 컴백 무대에서 고난이도 퍼포먼스를 선보인 AOA는 '청순 섹시' 버전의 새로운 안무를 위해 긴급 준비에 돌입했다. 팬들의 의견을 반영한 '안무 수정'으로 선정성 논란을 일축하며 색다른 매력을 어필한다는 전략이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AOA는 노래 시작 부분에서 멤버 혜정이 무대에 누워서 치마 가운데를 손으로 가리는 장면과 멤버들이 노래 중간에 치마 지퍼를 올리는 '지퍼춤'이 문제가 됐다..
달샤벳은 신곡 'B.B.B(Big BaBy)'의 포인트 안무인 '가슴앓이 춤'이 지적을 받았다. '가슴앓이 춤'은 멤버들이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너~'라는 가사와 함께 손으로 가슴 부위를 문지르는 동작이다.
다른 걸그룹들이 안무 수정을 요청받았다면 걸스데이는 의상이 문제가 됐다. 걸스데이 소속사 측은 "무대에서 옆이 트인 롱스커트를 입는데 방송사에서 속바지를 좀 더 길게 입어달라고 요청이 왔다. 기존 속바지는 자칫 아무것도 안입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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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요청으로 어쩔 수없이 후퇴 명령을 내렸지만 걸그룹 소속사들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다만 수정 내용이나 활동 정도에 따라 그 차이는 있다.
달샤벳 소속사 측은 "이미 지난주 MBC '음악 중심'에서 '가슴앓이 춤'의 수위를 낮춘 바 있어 충격이 덜하다. 안무가 어떻게 수정이 됐는지 눈으로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멤버들이 혼란을 겪을 만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AOA 측은 "그나마 노래 도입부에서는 멤버 혜정의 단독 안무가 문제가 됐기 때문에 수정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지퍼춤'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의상 콘셉트까지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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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각 방송사의 이번 조치로 걸그룹들이 새롭게 경쟁 2라운드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망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지나치게 섹시 전쟁이 과열됐다는 느낌이 있었다. 사실 노래와 안무보다는 섹시미만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주부터는 섹시가 줄어들게돼 대신 각 걸그룹의 실력을 더욱 냉정하게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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