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독살음모에 휘말려 도망자가 된 내의원 의관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KBS 드라마 '천명'. 지난달 종영한 이 드라마에서 도망자가 돼 끊임 없이 달리고, 또 달려야 했던 남자가 있다. 바로 배우 이동욱. 불치병에 걸린 딸을 향한 애틋한 부성애를 깊이 있는 연기로 표현해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를 잘 끝낸 것 같아서 후련하다"면서도 "정들었던 사람들과 헤어지니 아쉽다"는 이동욱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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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준비하는 과정도 오래 걸리고 이동 거리도 길고 연기 패턴도 많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천명'을 찍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물어봤다. "아무래도 힘들었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힘든 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 '천명'은 데뷔 14년째를 맞은 이동욱에게 특별한 작품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고, 조바심을 부리지 않게 됐죠. 배우로서 여유가 조금 더 생긴 것 같아요. 긴박하고 빠듯한 환경 속에서도 재미를 찾고 느끼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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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재도전? OK"
'천명'이 전파를 타기 전, 이동욱은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을 통해 얼굴을 비췄다. 첫 MC 도전이었지만, 재치 있는 말솜씨와 자연스러운 진행 능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초 '강심장'에서 하차한 이동욱. 그렇다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의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동욱은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강심장'은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너무너무 어려웠지만 굉장히 즐거웠어요. 예능을 함으로써 대중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고요. '천명'을 찍으면서 지방의 어르신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놀랍게도 제 이름을 정확하게 아시더라고요. '강심장'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천명'의 촬영을 이제 막 마친 이동욱은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역시 "당장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다만 "좋은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얘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전문 예능인 못지 않게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에 대해선 고개를 저으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진짜 (신)동엽이 형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동엽이 형은 정말 지붕 같고 산 같은 존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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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서른 둘. 연기도 좋고 예능도 좋지만, 연애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는 "딱히 이상형은 없다"며 "이해심이 있으면 좋겠고, 만났을 때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 송지효에 대해 "아주 좋은 친구를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천명'에 출연하기 전에 '런닝맨'에 게스트로 나갔을 때 만났는데 컨셉트상 계속 도망다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대화할 시간은 없었어요. 작품에서 만나니까 괜찮았고, 동갑이라서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송지효 외에도 이번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권현상, 김윤성, 조달환 등이 모두 동갑내기였다. 이동욱은 "그래서 더 편하고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다"고 했다.
반듯한 왕자님 이미지의 이동욱. 그래서일까? 누나팬들이 많은 편이다. "드라마 '마이걸'에 출연한 이후로 누나팬이 많아졌어요. 그때는 누나팬이었는데 지금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죠.(웃음) 누나팬들이 몸을 챙길 수 있는 건강식품을 많이 주세요. 도라지즙이나 흑마늘 진액 같은 거요. 그런 선물을 받으면 저희 아버지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동욱은 팬들을 향해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애 많이 써주고 마음 고생해줬는데 그런 마음이 잘 느껴져서 고맙다"며 "내가 하는 작품을 봐주는 시청자가 없다면 배우란 직업이 존재하는 의미가 없을텐데 든든한 내 편이 있는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