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新가족 트렌드, 아빠가 잘되야 작품도 잘된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3-01-22 16:14 | 최종수정 2013-01-23 08:25


사진제공=KBS

사진캡처=MBC

가족극에서 모성애를 다루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와 다정다감한 어머니상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인식됐고 드라마에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 이어졌다. 최근까지 SBS '다섯손가락'이나 MBC '보고싶다' 등 모성애를 강조한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도 이같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트렌드가 최근에는 '부성애'로 옮겨가는 징조가 보이고 있다.

3주 연속 전국 시청률 40%의 벽을 넘으며 '국민 드라마' 대열에 들어선 KBS2 주말극 '내 딸 서영이'는 대표적인 부성애 드라마다. 이야기의 중심 자체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이고 극중 아버지 삼재(천호진)는 한국사회의 소시민적 아버지를 리얼리티 있게 그려내고 있다. 예전 드라마에서 자식을 위해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많이 그렸다면 '내 딸 서영이'의 삼재는 자신을 부정하는 딸 서영(이보영)에게 무한히 애정을 쏟아붓는 캐릭터다. 물론 서영이 천륜을 저버린데는 이유가 뒤따르지만 드라마 속 삼재의 모습은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상과 다르지 않다.

MBC 주말극 '백년의 유산'에서도 부정은 눈물겹다. 기억 상실증에 걸린 민채원(유진)을 보고 혼자 오열하는 아버지 민효동(정보석)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백년의 유산'이 과도한 설정으로 '막장' 논란에 휩싸이긴 했지만 사별한 후에도 계속 처가에 머물며 묵묵히 국수집에서 일하는 효동을 연기하는 정보석은 극찬을 받고 있다. 딸 채원의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 권위보다는 따뜻함으로 자식을 감싸는 최근 아버지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속에서 최근 아버지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늘 바쁜 아버지로 인해 많은 현대 사회의 아이들은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색해지기 마련. 이 어색함을 극복하는 컨셉트의 '아빠 어디가'는 3회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3회에서 8.2%(닐슨코리아)를 기록한 '아빠 어디가'는 무너져가는 '일밤'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어색함이 풀어지는 가운데 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사진캡처=MBC
이같은 안방극장 속 '부성애'의 선전(?)은 SBS드라마 '추적자'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적자'는 딸을 죽인 범인을 찾아 끝까지 복수하는 극단의 부성애를 그리면서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것이 트렌드로 발전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TV속 트렌드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가 떨어지고 급기야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소외되는 모습이 사회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이같은 모습을 좀 더 발전적인 형태로 드라마나 예능에서 그리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라며 "게다가 어머니가 담당했던 따뜻한 포용력까지 아버지 캐릭터가 흡수하며 드라마의 극적인 부분까지 담당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TV 속 '부성애' 트렌드는 당분간 식지 않을 전망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