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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신스틸러' 이들만 있어도 보는 재미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0-15 16:19 | 최종수정 2012-10-17 13:54


사진캡처=SBS

'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단어는 주로 영화계에서 자주 쓰여왔다.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이 단어는 영화 등에서 눈에 띄는 연기력으로 주연 이상의 주목을 받는 이들을 말한다. 최근에는 드라마에서도 보는 이를 사로잡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신스틸러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다.

KBS2 월화극 '울랄라 부부'에서 식음료 담당 지배인 강진구 역을 맡고 있는 배우 송영규는 최근 안방극장에서 자주 눈에 띄는 신스틸러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수남(신현준)의 실수나 빈틈을 여지없이 파고들어 은근히, 혹은 대놓고 방해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벨보이부터 현재 위치까지 오롯이 자신의 노력으로만 올라온 입지적 인물로 진급이나 연봉에 대한 욕심이 큰 캐릭터다.

그가 신스틸러로 두각을 나타낸 작품은 역시 SBS 드라마 '추적자'였다. '추적자'에서 송영규는 최정우(류승수) 검사와 정반대되는 인물인 정치 검찰 박민찬으로 등장해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SBS 월화극 '신의'의 김미경도 차분한 카리스마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는 '신의'에서 노국공주(박세영)의 호위 상궁이자 최영(이민호)의 고모 최상궁 캐릭터를 맡아 배우들까지 간담이 서늘하게 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다. 그는 '태왕사신기' '부자의 탄생' '성균관 스캔들' '동안미녀' '빛과 그림자' '골든타임' 등 현대극 시대극 사극을 막론하고 많은 작품에서 없어서는 안될 캐릭터를 소화해내주고 있다.


김미경. 사진제공=SBS
이병준이나 진경 역시 최근 작품에서 눈에 띄는 장면에 자주 등장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 시키고 있다.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변호사 박준(박원상)의 아내 역으로 천연덕스런 연기를 펼친 진경은 KBS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차세중(김용희)의 똑부러지는 아내이자 방장군의 담임 선생님 민지영 역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KBS2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은기(문채원)의 직속 비서 현정화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병준 역시 '신의' '각시탈' '공부의 신' '드림하이' '시크릿가든'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고 최근 KBS드라마 '전우치'에도 가짜 점쟁이 운보 역으로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실 영화보다 드라마에는 많은 조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누구를 '신 스틸러'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대부분 훌륭한 연기력으로 극을 무리없이 이끌어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묶어 놓는 힘이 있는 배우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드라마 속 '신 스틸러'들은 주연 배우들 못지 않게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때때로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을 연기하기도 한다.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주연 못지 않게 조연들의 비중도 커졌다. 좀 더 풍성하고 치밀한 이야기가 아니면 시청자들에게 외면받기 때문이다"라며 "이로 인해 얼마나 극을 압도하는 연기자들을 많이 섭외하느냐가 드라마 성패에 중요한 요소가 됐다. 드라마에서도 '신 스틸러'가 큰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귀띔했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까지 '연기 잘하는' 신스틸러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사진제공=SBS

사진캡처=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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