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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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는 '브레인'의 신하균이 신들린 연기와 여심을 흔드는 매력으로 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하균앓이'가 전국을 강타했다는 표현이 무리가 아닐 정도다.
특히 '브레인'은 제작 단계부터 물망에 오른 주연배우들의 이름이 여러 차례 거론되며 캐스팅에 난항을 겪는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그는 지금 "'브레인'에서는 신하균만 보인다"는 평가를 얻으며 배우 인생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더불어 드라마 흥행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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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데 있어 독보적인 홍정은-홍미란, 일명 '홍자매' 작가의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대본상으로 멋진 캐릭터가 만들어지더라도 이를 배우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당초 드라마 '최고의 사랑'은 가수 출신 연기자 이승기 등이 주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차승원이 최종 합류하면서 '독고진'은 올 한 해 최고의 캐릭터로 거듭났다. 함께 출연한 여주인공 공효진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굴림하며 역시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지만 그간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냈다.
차승원 역시 다양한 코믹물에서 갖가지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지만 '최고의 사랑'에서만큼은 차별화된 모습으로, 전에 없던 이색적인 독고진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 드라마 성공의 절반은 '독고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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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홍수현은 회환에 몸서리 치고 기구한 운명에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던 '비운의 왕녀' 경혜공주 역으로 연기 경력 10년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방송 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이 드라마를 안착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가 홍수현이다.
조선 제일로 꼽히는 수려한 미모와 도도한 매력을 지닌 공주에서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 순간 관비로 신분이 추락하는 비련의 공주로,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을 연기할 수 있는 젊은 여배우가 많지 않았기에 홍수현의 활약은 드라마에 큰 힘이 됐다.
'공주의 남자'의 최지영 CP는 "제작진 사이에서도 '홍수현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그녀에 대한 신뢰가 깊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방송 초반 여주인공 문채원이 '민폐 캐릭터 논란'에 휩싸이는 등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제작 환경에 활기를 불어넣어 준 것도 어느덧 연기 경력 10년차에 접어든 베테랑 홍수현이었다. 이후 스토리가 힘을 얻고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하면서 드라마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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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호텔' 이후 16년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석규는 조선 제4대 왕인 세종대왕으로 다시 태어난 듯 보였다. '욕하는 임금'이라는 부차적인 화젯거리를 논하기 전 그의 연기는 "실제 세종대왕도 저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기에 충분했다.
한석규의 연기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그가 세종을 만나지 않았더라만 드라마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그가 대업을 이루기까지의 고뇌와 역경을 과장되지 않은 연기로 표현해내면서 드라마는 안정을 추구할 수 있었다.
장혁과 신세경만으로는 끌어올리기 어려웠을 무게감을 심어주면서도 흥행 코드에 부합하는 이슈를 만들어낸 능력도 탁월했다. 한석규 없는 '뿌리깊은 나무'는 그래서 상상하기 힘들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