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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못한 '시즌제' 예능에선 정착하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11-23 16:12


'진실게임2'의 MC를 맡은 이휘재. 스포츠조선DB

'쪽대본' '초치기'가 난무하는 드라마는 아무리 '사전제작제가 필요하다'고 외쳐도 '환경이 안된다''불가능하다'는 반응 뿐이다. 케이블 드라마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돼 시즌제를 하기도 하지만 지상파에서는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그런데 최근 예능에서 '시즌제'의 향기가 '솔솔' 피어나고 있다.

SBS '진실게임'이 3년 만에 시즌2로 부활했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진실게임'은 유재석 지석진 이경실 등이 MC를 맡아 2008년까지 약 10년간 장수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3년만에 다시 '진실게임 시즌2'로 돌아오는 것. '진실게임2'는 이미 지난 21일 이휘재가 MC를 맡고 '얼짱 자린고비를 찾아라'란 주제로 첫 녹화를 마친 상태다. 게스트로는 박준규 김종민 김준호 강예빈 김지선 달샤벳 수빈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정규 편성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파일럿 형태다. 하지만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곧바로 정규 편성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KBS2 '청춘불패'나 '불후의 명곡'은 시즌2가 벌써 방송중이다. 포맷이나 배경이 바뀌긴 했지만 '2'라는 제목이 붙었다는 것만으로도 초반에는 관심을 모았다.

김연아가 MC를 맡아 화제를 모았던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이하 키앤크)도 시즌2를 고려중이다. '키앤크'는 방송 말미부터 "김연아가 다시 투입된다면 시즌2가 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다. 특히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피켜스케이팅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시즌2도 긍정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춘불패2' 사진제공=KBS
김병만이 출연하는 '정글의 법칙'도 시즌2를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제작 관계자는 "현재 방송중인 '정글의 법칙'이 12월까지 어떤 상황인지 판단한 후 시즌2에 대한 기획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지만 이미 내부에서는 물론 시청자들에게까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한 상태다.

한 프로그램이 시즌제가 됐다는 것은 시청률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일이다. '키앤크'나 '청춘불패'의 경우를 봐도 시청률 만으로 시즌2 제작을 생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어느 정도 상징성을 갖추고 있어야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진실게임'은 SBS의 간판 예능이었다는 인식도 시즌2를 내세우는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며 "'불후의 명곡' 역시 KBS입장에서는 꽤 의미있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컨셉트 자체가 추억의 명가수들을 다시 안방극장에 불러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계가 명확했지만 포맷만 변경한다면 시즌제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탕'처럼 보인다는 지적도 무시하고 넘기긴 힘들다. '청춘불패2'의 경우 1편보다 못한 구성과 짜임새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것 없이 똑같은 형태의 것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안겨 경쟁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방송가에 시즌제가 정착됐다고 못박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와는 다르게 시즌제에 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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