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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줄소송, 이제 '동업자 의식'보단 투명한 관계가 중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1-07-15 15:53


최근 소속사와 분쟁에 휘말린 김현주(왼쪽)와 윤하. 스포츠조선DB

최근 연예계에 소송이 줄을 이으며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예계에 이어진 소송의 원인은 대부분 수익분배와 전속계약에 대한 문제다. 연예인들은 수익배분으로 인한 불만이 조금씩 쌓이면서 소속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전속계약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회사를 이탈한다. 이에 소속사는 전속계약 위반을 주장하고 연예인은 소속사의 계약 불이행을 주장하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의 힘을 빌리는 것.

이 과정에서 금전적인 문제와 함께 감정적인 앙금까지 폭발하는 경우도 많다. 연예인이 다른 소속사를 물색하기 시작하면 기존 소속사 입장에서는 배신감까지 느끼고 서로에 대한 감정은 더욱 나빠진다. 이쯤되면 계약서는 한낱 종이에 불과하다. 또 연예계 특성상, 활동에 투입된 '진행비'는 정확히 산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계약서의 조항들은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스타를 키우기 위한 비용"에 대한 문제를 들고 나서고 스타는 "그만큼 내가 돈을 벌게 해줬다"고 주장한다.

특히 오랜 기간 함께해온 관계라면 감정의 골은 더욱 깊을 가능성이 높다. 연예인의 입장에서는 신인 때부터 함께 해온 소속사에 쉽게 자신의 주장을 펼 수 없기 때문에 점점 더 불만은 많아지고, 대우가 더 나은 기획사가 나타난다면 유혹에 빠지기 쉽다. 기존 소속사는 "우리가 이만큼 키웠는데"라며 연예인에 대해 '괘씸죄'를 적용한다.

하지만 법정으로 가게 되면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연예인은 승소를 하더라도 이미지 훼손이라는 큰 손해를 입는다. 소속사는 소송에 필요한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피해 규모가 막대하다.

이에 대해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김길호 사무국장은 "그간의 사례로 보면 이같은 분쟁은 서로 간의 신뢰 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협회에서는 '상벌조정윤리위원회'를 운영하며 굳이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이같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이런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연예인과 기획사가 전속계약 전에 법적인 검토를 마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같은 문제가 연예산업 전반에 걸친 '고질병'이라는 점에서 볼 때 '누가 너를 키웠는데'식의 막연한 '동업자 의식'보다는 투명한 금전 관계를 통해 성숙한 연예산업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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