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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니지먼트 사업이 점차 체계화되면서 같은 기획사 소속 예능인들이 한 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추는 사례가 늘고 있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관계'는 드라마보다 예능에서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 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들의 친분이 평소 두터울수록 더욱 재밌는 리액션이 유발되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곤 한다.
이윤석이 이경규의 악행(?)을 서슴없이 고발할 수 있는 것도 끈끈한 우정이 있기에 가능하다. 이경규가 막내 윤형빈을 부려 먹는 캐릭터로 노출되는 것도 서로 용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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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원-박미선 부부가 공동 진행을 하는 것이나 박미선이 MC를 맡고 있는 MBC '세바퀴', KBS2 '해피투게더' 등에 이봉원이 출연해 웃음의 소재를 제공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미선은 '세바퀴'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소속사 후배 김신영이 어떤 재주를 가지고 있는지 잘 알기 때문에 MC로서 늘 필요한 주문을 할 수 있다. KBS2 '자유선언 토요일-시크릿'에서 이휘재와 신봉선이 '티격태격 컨셉트'로 MC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도 평소 '한 식구'로서 허물없는 사이이기에 가능하다.
그만큼 예능에서 출연자 사이의 교감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한 방송사 예능 PD는 "버라이어티는 기본적으로 출연자들의 멘트가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가 친해야 한다"면서 "코미디만 하다가 버라이어티로 진출한 개그맨들이 상당 기간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사전 교감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 지붕 아래에서 동고동락한 소속사 식구라면 시행착오를 줄여 예능의 참맛을 살리기가 더 쉽지 않을까.
결국 본인들은 사실상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규라인'(이경규 라인), '유라인'(유재석 라인), '강라인'(강호동 라인)도 알고보면 친분 있는 예능인들의 분류에 다름 아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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